(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김기동 감독이 교체 지시에 강한 불만을 드러낸 '캡틴' 제시 린가드를 감쌌다.
린가드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K리그1 31라운드 홈 경기에 서울의 선발 공격수로 출전, 후반 24분까지 뛰다가 문선민으로 교체됐다.
이번 시즌 리그 29경기에서 7골 3도움을 올려 지난해 기록(6골 3도움)을 이미 넘어선 린가드는 이날은 팀이 주도권을 잡고도 0의 균형을 깨지 못하던 시점에 교체돼 나갔다.
교체 지시가 내려지자 그라운드를 서서히 걸어 나온 린가드는 벤치에 들어가 물병을 걷어차는 등 불만을 표출했다.
경기가 1-1로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서울의 김기동 감독은 "모든 선수가 항상 그렇다. 90분을 뛰고 싶고, 선발로 나서고 싶은 게 프로의 마음"이라며 린가드를 이해했다.
김 감독은 "린가드가 전반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박스 안으로 파고드는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20분이 남은 상황에서 상대 공간으로 들어갈 스피드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며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다음 경기도 준비해야 하는 만큼 린가드에게는 개별적으로 얘기하며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선두 전북을 상대로 승점 1을 따냈으나 서울로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경기였다.
슈팅을 20개(유효 슈팅 5개)나 퍼붓고도 득점은 후반 추가 시간 상대 자책골로 따내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박스 안에 들어가면서 슈팅이 나왔으면 하는데 상대가 내려가면서 공간을 내주지 않을 때 급하게 때리는 슛이 많다"면서 "경기를 주도하려고 노력한 것은 있었으나 조금 더 세밀하게 나왔으면 한다. 그런 부분을 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북의 송민규에게 이번 시즌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실점한 것도 서울로선 뼈아픈 부분이다.
과거 포항 스틸러스에서 송민규를 지도했던 김 감독은 "송민규는 재능과 재치가 있다. '냄새'를 잘 맡는다"면서 "코너킥 상황에서 우리 선수들이 순간적으로 놓친 걸 잘 파고든 것 같다. 그런 움직임을 잘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승점 44로 5위를 지킨 서울은 30일 부리람(태국)을 불러들여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경기를 치른 뒤 10월 5일 리그 32라운드에서 수원FC를 만난다.
김 감독은 "더 좋은 위치로 가기 위해 오늘 경기를 이겼어야 하는데 팬들에게 미안하다. 그래도 선수들이 실점 이후 동점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는 좋았다"면서 "잘 회복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