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프로농구 수원 kt를 지휘하는 문경은 감독은 애제자 김선형(37)이 몸까지 성숙해질까 봐 걱정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문경은 감독은 29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SOL 트래블홀에서 열리는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김선형이 예전엔 조금 어린 모습이 많이 보였는데, 이제는 많이 성숙한 것 같다"면서도 "마음과 머리는 성숙하는데, 몸까지 성숙해질까 봐 걱정이긴 하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서울 SK의 지휘봉을 잡은 문 감독은 두 차례 정규리그 우승(2012-2013시즌, 2019-2020시즌)과 한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2017-2018시즌)을 지휘한 명장이다.
이 영광을 함께 누렸던 'SK 터줏대감' 김선형도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통해 kt로 터를 옮기면서 두 사람은 새 팀에서 새롭게 의기투합하게 됐다.
문경은 감독은 "김선형의 스피드는 여전하지만, 그 스피드를 뛰는 시간 내내 쓸 수는 없다"며 "필요한 시기, 적재적소에 쓸 수 있도록 내가 도움만 준다면 여전히 국내 최고의 가드"라고 제자에게 기를 불어 넣었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9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 행사에서 각팀 감독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DB 김주성 감독, 소노 손창환 감독, KCC 이상민 감독, KT 문경은 감독, 삼성 김효범 감독, 현대모비스 양동근 감독, 정관장 유도훈 감독, 한국가스공사 강혁 감독, LG 조상현 감독, SK 전희철 감독. 2025.9.29 [email protected]
문경은 감독과 김선형이 kt에 이식할 '우승 DNA'에 대해 팬들의 기대감도 높다.
문 감독은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어본다는 소리도 있는데, 우승하려면 객관적인 전력만 가지고서는 안 된다"며 "준비 과정이나 시즌을 치르면서 운이 좀 따라야 하고 팀워크도 충분히 이뤄지면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런 경험을 못 해본 선수들이고,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팀이다. 괜히 뭔가를 꼭 해야겠다는 것 때문에 오히려 그르칠 수 있다"고 짚은 문 감독은 "나나 정창영, 김선형 등 고참들이 그런 부분을 잘 다독여준다면 우승 DNA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김선형도 우승 DNA는 결국 경험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승부처나 중요한 게임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느냐, 어떤 걸 조심해야 하느냐 등 그런 부분을 감독님이 워낙 많이 말씀해주시겠지만, 나도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얘기해줄 것"이라며 '고기를 뜯어본 자'의 노하우를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시범경기에서 저조했던 슛 성공률을 올리는 게 문 감독의 과제다.
그는 "슛 성공률이 20% 정도였는데 이보다 더 안 들어갈 수가 있겠느냐"며 "개막까지 남은 5일 동안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득점이 안 이뤄진 부분만 잘 준비하면 더 이상 슛이 안 들어갈 수는 없다. 슛에 마이너스란 없으니…"라고 쓴 미소를 지었다.
(부산=연합뉴스) 강덕철 기자 = 8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부산 kt와 서울 SK의 경기. SK 문경은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2020.11.8 [email protected]
문경은 감독이 이끄는 kt는 10월 4일 오후 2시 수원kt아레나에서 '슈퍼팀 시즌 2'를 꾸린 부산 KCC를 불러들여 시즌을 시작한다. 이어 5일엔 서울 SK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문정현은 "(KCC로 이적한) 허훈 형이 부상이라지만 경기에 나와서 좋은 승부를 펼치고 싶다"며 "훈이 형이 무슨 플레이를 하는지 나도 많이 봤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노려서 우리가 꼭 이기고 싶다"고 승리욕을 드러냈다.
김선형은 "빠르게 SK와 맞붙는게 많이 흥분되지만, 그냥 정규리그 한 경기라고 생각하고 임할 생각"이라며 "흔들리지 않는 kt만의 농구를 보여주고, 내가 제일 잘하는 속공을 펼치다 보면 선수들도 나도 신이 나면서 승리 확률도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경은 감독은 "대진표가 이렇게 나왔을 때 KBL에서 흥행을 위해 제대로 붙여 놨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1승 1패를 마지노선으로, 2승을 목표로 하겠다. 아직 KCC가 부상도 있고 손발이 안 맞는 분위기인데, 그런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