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 왕좌를 두고 펼쳐지는 경쟁이 막판으로 갈수록 뜨거워진다.
선두 울산 HD와 2위 강원FC 모두 지난 주말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파이널A 35라운드에 승리를 챙겼다.
울산(19승 8무 8패·승점 65)과 강원(18승 7무 10패·승점 61)의 승점 차는 4다.
공교롭게도 다음 달 1일 킥오프하는 36라운드 경기에서 두 팀이 맞붙는다.
울산이 이기면 승점 차를 7로 벌려 잔여 경기와 관계 없이 우승을 확정한다. 강원이 이기면 울산을 턱밑까지 추격한다.
현재 강원(60골)이 울산(55골)보다 다득점팀이다. 이대로라면 시즌 종료 시점에 승점이 같아질 때 우승은 강원에 돌아간다.
3연패를 노리는 울산과 구단 사상 최초 우승이자 리그 역사상 첫 시민 구단 우승의 쾌거를 꿈꾸는 강원 모두 토종 공격수에게 기대를 건다.
울산의 주민규는 기다리고 기다렸던 '부활포'를 터뜨렸다.
주민규는 27일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 경기 후반 19분 보야니치의 패스를 받아 골 지역 정면에서 2-0을 만드는 쐐기 골을 넣었다.
23라운드 FC서울과 경기 이후 12경기, 3개월여 만에 터진 주민규의 시즌 9호 골이다.
경기 전후 기자회견마다 "주민규가 부활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김판곤 감독으로서는 한시름 놓는 순간이었을 터다.
울산과 김 감독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주민규가 시즌 막판 상승세를 타 강원에 쫓기는 팀에 꼬박꼬박 득점을 안기는 것이다.
주민규는 올 시즌 9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득점 부문 10위, 공격포인트 부문은 12위다.
매 시즌 득점왕 후보로 거론돼온 주민규로서는 울산의 우승 향방이 달린 마지막 3경기를 명예 회복의 장으로 삼으려 한다.
강원의 우승 경쟁을 이끄는 공격수는 1990년생 주민규보다 16살 어린 2006년생 양민혁이다.
11골 6도움을 올리며 올 시즌 리그 최고 영건의 위상을 굳힌 양민혁은 명실상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유망주의 자리로 올라섰다.
올 시즌이 끝나는 대로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으로 이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데뷔하는 양민혁의 기세가 매섭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처음 프로 무대를 경험한 양민혁은 무더위에 지쳤는지 8∼9월 치른 4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쌓지 못했지만, 최근 몸 상태를 다시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5경기에서 공격포인트 4개(3골 1도움)를 쌓아 강원이 처지지 않고 우승 경쟁에 참전하는 데 공헌했다. 지난 26일 열린 3위 김천상무와 홈 경기(1-0 승)에서도 결승 골은 양민혁의 몫이었다.
주민규뿐 아니라 양민혁도 울산전을 포함한 잔여 3경기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픈 의욕이 충만하다.
이 3경기가 양민혁이 당분간 강원과 함께하는 마지막 일정이기 때문이다.
시즌이 끝나고 잠시 쉰 뒤 토트넘으로 넘어가는 양민혁은 지난 20일 서울과 홈 경기 승리(1-0) 후 기자회견에서 "강원이라는 팀에서 남은 경기 동안 팬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각오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