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정 전 GS 감독 별세…"배구야, 너를 만나 즐겁고 행복했어"(종합)

뉴스포럼

조혜정 전 GS 감독 별세…"배구야, 너를 만나 즐겁고 행복했어"(종합)

빅스포츠 0 122 2024.10.30 12:21
하남직기자

몬트리올 올림픽 배구 동메달·최초 여성 감독

공로상 수상소감 말하는 조혜정 전 감독
공로상 수상소감 말하는 조혜정 전 감독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1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은 조혜정 전 배구 감독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7.11.21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작은 키에도 높이 날아올랐던 '나는 작은 새' 조혜정 전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 감독이 별세했다. 향년 71세.

조혜정 전 감독의 딸로 KLPGA 투어에서 뛴 전 프로골프 선수 조윤희 씨는 3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어머니께서 지병으로 오늘 오전 눈을 감으셨다"고 전했다.

고인은 한국배구에 큰 획을 그은 전설적인 선수였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는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한국 여자배구를 3위에 올려놨다.

한국 구기 종목이 올림픽에서 따낸 첫 메달이기도 했다.

(왼쪽부터) 김연경 배구선수 - 조혜정 전 감독
(왼쪽부터) 김연경 배구선수 - 조혜정 전 감독

[조혜정 전 감독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초등학교 5학년 때 배구에 입문한 조혜정 전 감독은 고교 3학년이던 1970년에 처음 국가대표에 뽑혔고, 1970년 방콕 아시안게임, 1972년 뮌헨 올림픽,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 출전했다.

실업팀에서는 국내 국세청과 미도파에서 활약하다가, 1979년 이탈리아로 건너가 2년 동안 플레잉코치로 뛰었다.

1981년 은퇴한 조혜정 전 감독은 2010년 4월 GS칼텍스 지휘봉을 잡아 프로배구 사상 최초 여성 사령탑이라는 빛나는 타이틀을 달았다.

췌장암과 싸우던 고인은 임종하기 전, 배구를 향해 편지를 보냈다.

조혜정 전 감독은 편지에서 "배구야, 내가 너를 처음 봤을 때가 13살 중학교 시절이었으니, 우리의 인연이 반세기가 넘어 60년이 다 되어가는구나"라고 운을 뗀 뒤 "때론 내가 널, 또 가끔은 네가 나를 힘들게 한 적도 있었다. 끈질긴 인연이 오늘에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배구야, 이제 난 너와 더 이상 친구를 할 수가 없게 됐단다"라고 작별 인사를 했다.

결의 다지는 조혜정 감독
결의 다지는 조혜정 감독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삼성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NH농협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 GS칼텍스 조혜정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0.11.30 [email protected]

고인은 "수많은 내 친구 중 너에게만은 직접 이별 통보를 하는 게 너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라고 생각해서 고통을 참으면서 이 편지를 쓴다"며 "작년 말 발견한 된 췌장의 암세포가 날 삼키려나 봐. 170㎝도 채 되지 않는 작은 키로 배구도 했는데 이것 하나 못 이기겠어라며 호기롭게 싸웠지만, 세상에는 안 되는 것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불과 며칠 전"이라고 투병기를 이어갔다.

그는 "배구야 미안해, 정말 미안해. 더는 내가 너의 친구로 남아 있을 수 없단다. 너를 만나 참으로 즐거웠고, 행복했어. 몬트리올에서, 이탈리아에서 너와 함께한 여행은 내 인생의 꽃이었어. 대한민국 프로무대에서 너와 함께한 그 시간은 내 인생 최고의 데이트였어. 고마웠던 배구야, 안녕!"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조혜정 전 감독은 1981년 프로야구 선수 출신 조창수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대행과 결혼했고, 딸 조윤희, 조윤지를 얻었다.

조윤희와 조윤지는 KLPGA에서 뛰었다.

고인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장례식장 12호실에 마련됐다. 31일 오전 8시에 15호실로 이동한다.

발인은 11월 1일 오전 6시 30분에 엄수된다.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29056 부산 연고 BNK 썸 프로농구단 홈 개막전 축하 행사 농구&배구 2024.10.30 124
29055 SSG 야구단 사장에 김재섭 이마트 상무보…민경삼 대표와 작별(종합) 야구 2024.10.30 122
열람중 조혜정 전 GS 감독 별세…"배구야, 너를 만나 즐겁고 행복했어"(종합) 농구&배구 2024.10.30 123
29053 JTBC, 2026·2030 FIFA 월드컵 독점 중계권 획득 축구 2024.10.30 170
29052 호날두,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킥 실축…알나스르, 컵대회 탈락 축구 2024.10.30 170
29051 과르디올라 "더브라위너, 허벅지 통증 여전…복귀 시점 미정" 축구 2024.10.30 154
29050 프로농구 KBL, 10개 구단에 '비속어 사용 주의' 경고 공문 농구&배구 2024.10.30 115
29049 파울플라이 잡은 베츠 글러브서 공 뺏은 양키스 팬 퇴장 야구 2024.10.30 115
29048 김판곤, '윤정환의 난' 잠재울까…울산, 강원 상대로 3연패 도전 축구 2024.10.30 161
29047 박성한 "골든글러브는 하늘에 맡기고 지금은 프리미어12에 집중" 야구 2024.10.30 125
29046 스포르팅 구단 "맨유, 아모림 감독에 관심…이적료 약 150억원" 축구 2024.10.30 165
29045 SSG 떠나는 민경삼 대표이사 "청라돔 시대·프로야구 발전 응원" 야구 2024.10.30 121
29044 조혜정 전 GS 감독 별세…올림픽 배구 동메달·최초 여성 감독 농구&배구 2024.10.30 114
29043 다저스 프리먼, 또 넘겼다…WS 6경기 연속 홈런 '신기록' 야구 2024.10.30 115
29042 토트넘 감독 "손흥민, 주말 애스턴 빌라전 출격…리그컵엔 결장" 축구 2024.10.30 156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