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미국 메이저리거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지난 26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 마운드에 열린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에 앞서 부상 상태에 관해 취재진과 인터뷰 하고 있다. 2024.6.27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바람의 손자' 이정후(25)의 소속팀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현지 매체로부터 혹평받았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의 전반기를 돌아보는 기사에서 구단을 '정체성을 잃은 팀'으로 규정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전반기 47승 50패, 승률 0.485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로 처졌다.
2021년 지구 우승을 차지한 뒤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샌프란시스코는 올 시즌을 앞두고 거액을 투자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감독이던 '덕장' 밥 멜빈에게 지휘봉을 맡겼고, 이정후(6년 1억1천300만 달러), 조던 힉스(4년 4천400만 달러), 호르헤 솔레어(3년 4천200만 달러), 맷 채프먼(3년 5천400만 달러), 블레이크 스넬(2년 6천200만 달러) 등을 영입했다.
적지 않은 돈을 썼지만, 전반기 성적은 실망스럽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가 전반기에 어떤 팀이었는지 일관적인 결론을 낼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오히려 샌프란시스코가 '어떤 팀이 아니었는지' 말하는 게 낫다"고 꼬집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는 투수나 수비력이 좋은 팀이 아니고, 점수를 많이 내는 팀도 아니고, 많이 달리는 팀도 아니었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야구를 이루는 3대 요소인 공·수·주 모두 인상적이지 못했다는 의미다.
매체는 지난 5월 수비 도중 어깨를 다쳐 시즌을 일찌감치 마감한 이정후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1번 타자 이정후가 37경기 만에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한 뒤 샌프란시스코는 공격적인 정체성을 확립하기 더 어려워졌다"고 짚었다.
이정후가 1번 타자 자리에서 꾸준히 출루한 뒤 중심 타선이 해결하는 밑그림을 그렸지만, 가장 큰 퍼즐 조각이 빠지면서 팀 계획이 어그러졌다는 의미에서다.
이정후는 타율 0.262, 2홈런, 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41을 남기고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고, 2025년 복귀 예정이다.
샌프란시스코는 현재 지구 1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56승 41패, 승률 0.577)에 9경기 뒤처져 있다.
사실상 지구 우승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 리그당 3장씩 배분되는 와일드카드를 통해 가을야구 문을 두드려야 한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3위 뉴욕 메츠(49승 46패, 승률 0.516)와 샌프란시스코의 격차는 3경기로 후반기 성적에 따라 얼마든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는 여전히 와일드카드의 강력한 경쟁자다. 정체성을 잃은 샌프란시스코가 지난달 세상을 떠난 윌리 메이스를 중심으로 뭉친다면 정체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