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월트디즈니컴퍼니(이하 디즈니)의 최고경영자(CEO)인 밥 아이거(73)와 그의 부인 윌로 베이(60)가 미국여자축구리그(NWSL) 소속팀 에인절시티FC의 구단주가 된다.
로스앤젤레스(LA)를 연고로 둔 에인절시티는 17일(현지시간) 보도자료에서 "윌로 베이, 밥 아이거와 최종 투자 계약을 체결했으며, 거래가 완료되면 이들이 클럽의 새로운 소유주가 된다"고 밝혔다.
에인절시티는 이들이 이 구단의 가치를 2억5천만달러(약 3천453억원)로 평가해 지배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면서 "여자 프로 스포츠팀 역사상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전했다.
또 베이와 아이거 부부는 구단의 미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5천만달러(약 690억5천만원)를 추가 투자할 예정이라고 구단 측은 덧붙였다.
인수 작업을 마친 뒤 베이는 구단 이사회에서 전권을 갖게 되며 NWSL 운영위원회에서도 구단을 대표하게 된다.
베이는 미 NBC와 ABC, CNN 등의 간판 프로그램을 진행한 유명 앵커 출신으로, 지금은 서던캘리포니아대 커뮤니케이션·저널리즘 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구단 측은 아이거와 베이 부부의 이번 인수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NWSL에는 구단주가 팀 전체 지분의 최소 35% 이상을 소유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 이번 인수 금액은 최소 8천750만달러(약 1천20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미 경제매체 CNBC는 전했다.
CNBC는 최근 미국에서 NWSL 경기의 시청률과 관중 수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이 리그 팀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이번 거래가 이뤄졌다고 짚었다.
에인절시티 측에 따르면 이 구단은 지난해 세계 여자 스포츠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을 올렸으며, 관중 수와 스폰서십 후원 금액에서도 NWSL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구단은 할리우드 배우 내털리 포트먼과 벤처 캐피털리스트 카라 노트만, 기업가 줄리 어먼이 2020년 설립했다.
이후 미국 테니스 선수 빌리 진 킹과 여자축구 선수 애비 웜백, 스키 선수 린지 본 등 여성 스포츠 스타들도 구단주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이런 독특한 소유 구조로 인해 재정 관리와 운영 측면에서 갈등이 있었으며, 이는 이번 지분 매각의 동기 중 하나가 됐다고 CNBC는 전했다.
에인절시티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유망주 케이시 유진 페어(17)의 소속팀으로 한국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복수국적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페어는 지난 1월 에인절시티에 입단해 프로 무대에 첫발을 디뎠다.
그는 지난해 7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일원으로 월드컵 본선 경기에 출전해 월드컵 사상 남녀를 통틀어 최연소(16세 26일) 출전 기록을 세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