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배구 남자부 최장수 외인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와 작별한 OK저축은행의 선택은 마누엘 루코니(등록명 루코니)였다.
OK저축은행은 올해 5월에 열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이탈리아 출신의 공격수 루코니를 영입했으나 지금까지는 실패에 가깝다.
프로배구 컵대회 3경기에서 공격 성공률 41.25%에 38점을 내는 데 그쳐 우려를 샀던 루코니의 공격력은 개막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루코니는 19일 대한항공과 개막전 16득점, 24일 현대캐피탈전 11득점에 그쳤고, OK저축은행은 허약한 공격력을 극복하지 못하고 개막 2연패를 당했다.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29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전에서는 아예 루코니를 선발에서 뺐다.
루코니는 1, 2, 4세트에 잠시 교체로만 코트를 밟았고 1득점에 그쳤다.
정규리그 3경기 루코니의 성적은 28득점 공격 성공률 37.50%이다.
루코니를 뺀 OK저축은행은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에 신호진을 투입했고, 이는 개막 첫 승리로 이어졌다.
신호진은 19득점으로 활약했고, 아웃사이드 히터 차지환은 반대편 자리에서 26득점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OK저축은행은 KB손해보험에 세트 점수 3-1로 승리하고 힘겹게 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만난 신호진은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마인드 컨트롤한 것이 통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차지환도 "(신)호진이가 대각에서 너무 잘해줬다. 좌우 날개가 효과를 본 것 같아서 만족한다"고 거들었다.
신장 195㎝의 공격수 루코니는 국외에서 뛴 경험이 없는 선수다.
이탈리아 리그에서만 뛰다가 OK저축은행에 입단한 터라 V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V리그는 외국인 선수 비중이 크다.
외국인 선수는 깔끔하게 올라오는 공을 완벽하게 해결해줘야 할 뿐만 아니라, 흔들리는 토스도 점수로 연결해야 한다.
차지환은 "V리그는 서브가 강하고 리시브가 어려워서 하이볼 싸움이 벌어진다. 루코니가 이런 배구에 익숙하지 않은 듯하다"면서 "어쨌든 누군가는 해야 하고, 호진이는 국가대표 아포짓답게 해줬다.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서 누군가 도와준다면, 우리도 외인 없이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루코니를 빼고 한숨을 돌린 OK저축은행은 장기 레이스를 위해서는 외국인 선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루코니가 세터와 호흡을 완벽하게 맞추는 걸 계속해서 기다릴 수만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