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스페인 환경단체 소속 활동가들이 스페인 이비사섬에 있는 아르헨티나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의 별장에 빨간색과 검은색 페인트를 뿌리면서 '기후 위기에 대한 부자들의 책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아르헨티나 일간 클라린과 라나시온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스페인 단체 후투로 베헤탈(FUTURO VEGETAL)에 소속된 환경주의자들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인 이비사섬 서부에 위치한 메시의 별장 외곽 벽을 페인트로 훼손한 뒤, "지구를 도와달라. 부자를 먹어라. 경찰을 없애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했다.
이 단체는 페인트 테러 시위 장면 동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옥스팜의 보고서를 인용해 "위기로 인해 최악의 결과를 겪는 것은 바로 가장 취약한 공동체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2019년도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가 가장 가난한 3분의 2와 동일한 양의 탄소를 배출했다"면서 상위 1%의 부자들의 소비 형태를 비난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부자를 먹어라'(EAT THE RICH)는 "가난한 자들이 더 이상 먹을 것이 없으면 부자를 먹어 치울 것"이라고 말한 18세기 사상가 장 자크 루소의 명언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궁지에 몰리면 부자를 공격한다는 뜻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페인트 테러를 자행한 저택이 '불법건축물'이라면서 '기후 위기에서 부자들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해당 저택은 메시가 지난 2022년 스위스 기업가에게 1천200만 달러(165억원) 주고 구입한 것으로 현재 메시는 가족과 함께 미국 마이애미에 거주하고 있다.
후투로 베헤탈 단체는 이미 작년 7월 이비사섬에 정박된 억만장자의 호화요트에 페인트를 뿌리며 "상위 1%의 부자가 지구를 오염시킨다"라고 주장하면서 당시 "당신의 소비는 타인의 고통"이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한 전적이 있다.
당시 피해를 본 호화요트는 미국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 상속녀이자 억만장자인 낸시 월턴 로리의 소유라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