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북한이 '최강' 미국을 물리치고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다.
북한은 31일(이하 한국시간) 도미니카공화국 산티아고 데로스 카바예로스의 치바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도미니카공화국 FIFA U-17 여자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후반 중반에 터진 로은향의 결승골을 앞세워 미국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북한은 우승했던 2016년 요르단 대회 이후 8년 만에 이 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북한은 스페인-잉글랜드 경기 승자와 11월 4일 오전 7시 산토도밍고의 펠릭스 산체스 스타디움에서 챔피언 타이틀을 놓고 다툰다.
여기서 승리하면 8년 만이자 통산 3번째 우승을 달성한다.
북한 여자 축구는 지난 9월 콜롬비아에서 열린 U-20 여자 월드컵에서 8년 만에 우승하며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다.
U-20 여자 월드컵에서도 북한은 4강에서 미국을 만나 1-0으로 격파했다. 결승에서는 일본을 1-0으로 눌렀다.
공 점유율에서는 미국이 51%-32%로 앞섰으나 스피드와 조직력에서 크게 앞선 북한이 12-5로 더 많은 슈팅 기회를 잡았다.
'0의 균형'은 후반 24분에야 깨졌다.
북한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미국 다야 킹이 걷어낸다는 것이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도사리던 미드필더 로은향에게 향했다.
로은향은 벼락같은 왼발 발리슛을 골대 오른쪽 하단 구석에 꽂았다.
미국은 후반 37분 케네디 풀러가 페널티지역에서 리예경과 경합하다가 넘어져 페널티킥을 기대했다.
그러나 주심은 비디오판독(VAR) 온필드리뷰를 하더니 파울이 아니라는 판정을 내렸다.
이후 미국은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어 내지 못했고, 결승 진출을 확정한 북한 선수들은 어깨동무하고 원을 그리고 돌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힌 미드필더 소류경은 경기 직후 FIFA 중계진과 인터뷰에서 "모든 선수가 한마음 한뜻으로 달렸다. 월드컵 (우승)에 가까이 왔다고 생각하니 기쁘다"면서 "꼭 우승해 아버지 원수님을 만나 뵙고 싶다. 결승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