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 투수 에릭 라우어(29)가 KBO리그 데뷔 2경기 만에 첫 승리를 따냈다.
라우어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08구 4피안타 4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버텼다.
최고 시속 151㎞ 직구(56구)와 커터(34구) 위주로 투구한 라우어는 커브(15구)와 체인지업(2구), 슬라이더(1구)도 섞어가며 LG 타자를 상대했다.
제구가 다소 흔들려 투구 수가 많았지만, 5회까지 마치고 승리투수 요건을 채운 뒤에야 마운드를 내려갔다.
경기 후 라우어는 "끝까지 한 이닝만 더 믿어달라는 식으로 코치들에게 말했다. 내가 꼭 마무리하고 싶었다"며 "믿고 끝까지 던지게 해준 코치들에게 정말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무더위에 108개나 던진 것에 대해서는 "조금 피곤하긴 해도, 80구를 던지나 120구를 던지나 느낌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라우어는 메이저리그 통산 36승을 거둔 정상급 선발 투수다.
당장 2년 전까지만 해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11승 7패 평균자책점 3.69로 활약했고, 2023년은 4승 6패 평균자책점 6.56으로 주춤했다.
올해는 마이너리그에서만 뛰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방출됐고, KBO리그에서 활약을 발판 삼아 빅리그에 복귀한 성공 사례를 보고 태평양을 건넜다.
KBO리그 데뷔전인 11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⅓이닝 4실점으로 다소 고전했던 그는 이날 조금씩 KBO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라우어는 "일단 두 경기를 통해 대충 타자 정보를 얻었다. 일단 최대한 포수 사인에 맞춰서 던지려고 했다"면서 "LG가 왼손 타자가 많아도 딱히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김태군 포수 사인에 맞췄다"고 했다.
라우어는 빅리그에서 36승을 거둔 점이 'KBO 신입생'으로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대신 정보 없이 타자와 상대하는 게 어려운 점이다. 그래서 그는 "타자를 상대하는 게 처음이라 어렵다"면서 "이미 한 경기는 졌으니까, 나머지 등판하는 모든 경기는 승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선발 라우어가 많은 투구 수에도 불구하고 5이닝을 책임져 승리 디딤돌을 잘 놨다. 구위가 느껴지는 투구였다. KBO리그 첫 승리를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날 5회 동점 홈런을 터트린 나성범도 "라우어 선수에게 첫 승리를 선물해서 내가 더 기쁘다. 축하한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