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요나탄 페라자(한화 이글스)의 타구가 청주구장 펜스에 떨어지며 9회말 끝내기 홈런으로 연결된 순간, 2018년 이후 6년 만의 가을야구를 노리는 한화의 꿈도 현실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
한화는 20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에서 페라자의 끝내기 홈런으로 3-2 승리를 거두면서 4연승을 달렸다.
지난 주말 3연전에서 5위 SSG 랜더스를 상대로 3연승을 거둔 7위 한화는 NC마저 제압하고 SSG와 격차를 1.5경기로 좁혔다.
불과 엿새 전인 15일에 한화는 5위 SSG에 5.5경기 뒤처진 9위에 머무르고 있었다.
거침없이 연승을 달린 한화는 이제 포스트시즌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섰다.
8월 들어 류현진과 문동주, 라이언 와이스 등 한화의 선발 투수진은 든든하게 로테이션을 지키고, 박상원(9경기 평균자책점 0.00)과 한승혁(8경기 평균자책점 1.17) 그리고 김서현(8경기 평균자책점 1.23) 등 불펜진이 뒷문을 성공적으로 틀어막았다.
타선에서는 채은성이 침묵을 깨고 8월 타율 0.383, 6홈런, 16타점으로 중심타자 노릇을 한다.
노시환도 타격 정확도를 되찾아 타율 0.344, 4홈런, 13타점으로 거들고, 장진혁은 타율 0.348, 4홈런, 10타점으로 깜짝 활약을 펼친다.
8월에만 10승 6패를 거둔 한화보다 더 무서운 팀이 롯데다.
2017년이 마지막 포스트시즌 출전이었던 롯데는 전반기 부진을 극복하고 8월 들어 9승 3패로 제대로 상승세를 탔다.
롯데의 순위는 한화보다 한 계단 아래인 8위지만, 5위 SSG와 격차는 고작 2경기다.
게다가 롯데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34경기를 남겨둬 현재 상승세를 시즌 마지막까지 유지한다면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가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롯데의 8월 상승세는 불붙은 타선에서 비결을 찾을 수 있다.
롯데의 이달 팀 타율은 0.319,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887로 모두 리그 1위를 달린다.
손호영은 월간 타율 0.423, 4홈런, 15타점으로 맹활약 중이며, 황성빈도 타율 0.409, 3도루, 6타점, 11득점으로 상대를 휘젓는다.
선발 마운드에서는 찰리 반즈가 8월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1.40으로 에이스 면모를 뽐내며, 한때 흔들렸던 마무리 투수 김원중도 이달 들어서는 5경기 1승 3세이브 평균자책점 0.00으로 안정을 찾았다.
여기에 김상수(8경기 2승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0.93), 구승민(6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1.80) 등 베테랑 불펜 투수가 원래 자리로 돌아온 것도 큰 힘이 됐다.
두 팀의 포스트시즌 도전은 서로 벌이는 맞대결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화와 롯데는 앞으로 8번이나 더 만나야 한다. 당장 27∼29일 부산에서 주중 3연전을 앞뒀다.
두 팀 가운데 맞대결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는 쪽은 한층 유리한 위치에서 가을야구 경쟁을 이어갈 수 있다.
SSG에 1경기 뒤처진 6위 kt wiz 역시 언제든 위로 올라갈 수 있는 팀이다.
시즌 초반 최하위를 전전하다가 7월 말 4위까지 올라갔던 kt는 이달 들어 상승세가 꺾이고 말았다.
8월 들어 흔들리는 고영표와 엄상백 두 명의 선발 투수가 제 기량을 찾아야 한다.
8월 팀 평균자책점 8위(5.54), 팀 타율 10위(0.251)로 투타 모두 고전하는 SSG는 턱밑까지 추격한 kt와 한화, 롯데를 어떻게든 떨어트려야 한다.
무엇보다 추신수와 최정, 기예르모 에레디아 3명만 제 몫을 하는 타선의 각성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