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 이미향과 신지은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총상금 950만 달러) 첫날 강풍 속에서도 선전을 펼쳤다.
이미향은 23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4개를 낚고 보기는 1개로 막아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시속 64㎞의 강풍 속에서도 이미향은 3번 홀에서 5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작성하며 상승세를 탔고, 후반에는 보기 1개와 버디 1개를 맞바꾸며 타수를 잃지 않았다.
이미향은 "코스에서 인내심을 잘 발휘한 것이 도움이 됐다"며 "13번 홀(파4)에서 3퍼트로 보기를 했지만, 나머지 퍼트는 정말 잘했고, 파세이브도 좋았다"고 말했다.
신지은도 이글 1개에 버디 4개, 보기 3개를 묶어 3타를 줄여 이미향과 함께 공동 4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신지은은 "이런 바람 속에서 경기는 처음 해본다"며 "바람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몸을 많이 숙여 퍼트를 했고, 긴 거리의 퍼트를 남겼을 때 3퍼트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0위 찰리 헐(잉글랜드)은 버디 6개를 뽑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5언더파 67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헐은 LPGA 투어에서 통산 2승, 유럽투어에서 3승을 올렸지만 아직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메이저 대회에서는 작년 AIG 여자오픈에서 단독 2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는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적어내 인뤄닝(중국)과 함께 공동 2위에서 선두 헐을 한 타 차로 추격했다.
강한 바람 때문에 티박스나 그린에서 공이 움직여 선수들은 고전을 할 수밖에 없었다.
바람 때문에 경기가 지연되면서 한 선수가 1라운드를 끝내는데 6시간 이상이 걸렸다.
바람을 막기 위해 선글라스를 쓰고 경기한 헐은 "공이 그린 위에 있다는 것 자체가 의문이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5언더파를 친 것은 정말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 릴리아 부(미국)는 1번 홀(파4)에서 21m나 되는 장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하는 실력을 뽐내며 공동 4위(3언더파 69타)에 올랐다.
김효주도 보기 4개를 했지만 버디 6개를 잡아내며 2언더파 70타를 적어내 공동 10위로 첫날을 마쳤다.
2008년과 2012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신지애는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 공동 12위에 자리했다.
이번 시즌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자 양희영은 2타를 잃고 임진희, 최혜진, 이소미, 안나린 등과 공동 48위(2오버파 74타)로 밀렸다.
고진영과 김세영은 4오버파 76타를 쳐 공동 79위까지 떨어졌다.
한편 이번 대회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의 전통적인 1번 홀 출발 방식이 아니라 1, 2라운드에 한해 선수들이 1번 홀과 10번 홀 두 방향으로 나눠 출발하는 방식을 택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올해는 파리 올림픽 골프 일정 때문에 평소보다 몇주 늦게 대회가 열려 일몰 시간이 빨라졌다"며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