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수지(37·흥국생명)는 프로배구 여자부 V리그 20번째 시즌에 주장 완장을 찼다.
프로 선수로 20년을 뛴 것도 대단한데, 여전히 김수지는 리그 정상급 미들블로커로 활약하고 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김수지를 2024-2025시즌 팀의 주장으로 선임하며, 더 큰 책임감을 부여했다.
흥국생명이 전지훈련을 하는 27일 중국 상하이에서 공동취재단과 만난 김수지는 "고교를 졸업할 때만 해도 프로에서 20년을 뛸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며 "내가 데뷔할 때만 해도 진짜 오래 하는 선배들이 30대 초반 정도였고, 주로 20대 중후반에 은퇴하곤 했다"고 떠올렸다.
롱런의 비결은 철저한 관리다.
김수지는 데뷔 시즌인 2005-2006시즌의 18경기를 빼면 매 시즌 20경기 이상 뛰었다.
2011-2012시즌 이후엔 2016-2017(29경기), 2019-2020(25경기)를 제외하고는 30경기 이상을 뛰었다.
김수지는 "배구 외에는 과한 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다. 배구할 땐 배구만 해야 하는 몸이라 그래서 그런지 관리가 잘 되는 듯하다"며 "비시즌에 쉴 때는 친구들을 만나서 앉아있거나 혼자 있을 땐 누워 있곤 한다"고 웃었다.
이어 "체중도 관리하는 편이다. 먹으면 찌는 편이라 관리를 해야 한다"며 "체중 변화에 대해선 민감하게 생각해서 좀 쪘다 싶으면 덜 먹는다"고 덧붙였다.
팀 내 최고참인 김수지는 이례적으로 '최고참 주장'으로 선임됐다.
김수지는 "아본단자 감독님이 '이제 네가 했으면 좋겠다.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가져와 보라'고 하셨는데, 바로 다음 날 '이제 없지 않나'라고 말씀하시더라"며 "그래서 알겠다고, 주장을 맡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장은 어쩔 수 없이 쓴소리를 해야할 때가 있다. (친구) 김연경이 옆에 있어서 부담을 나눌 수 있는 건 다행"이라며 "주장이란 자리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연경이가 있어서 지금보다 훨씬 어렸을 때 주장했을 때보다는 조금 더 가벼운 느낌"이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김수지와 함께 흥국생명 중앙을 책임졌던 이주아는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했다.
김수지는 "아시아쿼터 황루이레이, 변지수, 임혜림까지 4명의 미들블로커가 똑같이 훈련하며 경쟁하고 있다"며 "황루이레이는 신장(키 196㎝)이 좋으니 하이볼 처리나 블로킹이 좋다. 지수는 감독님의 지시를 빨리 이해하고, 움직임이 좋다. 혜림이는 적극적으로 배우는 모습이 좋다. 그래서 앞으로 더 좋아질 선수"라고 동료들을 칭찬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미들블로커의 공격 비중을 키울 생각이다.
김수지는 "훈련 때도 감독님이 일부러 미들블로커 공격을 유도한다. 득점이 나면 좋지만, 득점이 나지 않더라도 시도가 많이 되어야 득점도 나는 거니까,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미들블로커 공격 비중이 올라가야 사이드도 뚫리는 거니까, 다가올 시즌에는 더 많이 공격할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