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축구정상' 김상식 "베트남 누구나 나 알아봐…정말 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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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축구정상' 김상식 "베트남 누구나 나 알아봐…정말 신기"

빅스포츠 0 204 01.12 12:20
박진형기자

"정감 쌓는 '친형 리더십'으로 선수들과 소통하려 애써"

"'덕분에 일하기 편해졌다'는 교민 말에 뿌듯…박항서 감독님 조언 큰도움"

김상식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김상식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하노이=연합뉴스) 김상식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1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베트남축구협회 사무실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얘기하고 있다. 2025.01.12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베트남 길거리에 나가면 아이·어른·할아버지·할머니 할 것 없이 모두 저를 알아보고 크게 반가워해서 정말 신기합니다."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을 6년 만에 동남아시아 정상에 올려놓은 김상식 감독은 11일(현지시간) 하노이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우승 이후 달라진 자신 주변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 감독은 최근 동남아 최대 축구대회인 2024 미쓰비시일렉트릭컵 대회에서 베트남 대표팀을 우승시키면서 베트남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는 "우승 이후 이곳에 있는 지인들의 연락을 받았는데 '일 때문에 회의에 들어가도 모두 축구 얘기만 한다'고들 했다"면서 "저 덕분에 한국인으로서 베트남에서 일하기 편해졌다는 말을 듣고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과거 박항서 감독 시절 동남아의 강호로 급부상했던 베트남은 이후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하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김 감독이 부임 불과 8개월 만에 베트남을 다시 일으켜 세우자 그의 리더십에 대해 '김상식 매직' 같은 찬사가 나온다.

그는 "우선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모습을 많이 관찰하고 장단점을 파악했다"면서 "팀에 충성심을 갖고 '원팀'으로 싸워야 한다는 제 축구 철학에 맞는 선수를 뽑고 일관된 방향으로 준비한 결과 기대 이상의 성적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베트남도 한국처럼 '띵깜'(정감)이 중요하다"면서 정감을 바탕으로 우정과 신뢰를 쌓으면서 선수들에게 다가갔다고 설명했다.

마치 친형처럼 선수들과 스스럼 없이 농담, 스킨십하고 미팅 등을 통해 전술을 맞춰나가는 등 소통에 특별히 신경썼다는 것이다.

지난 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결승 2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김 감독이 벌여 화제가 된 댄스 세리머니도 그런 '친형 리더십'과 무관하지 않다.

김 감독은 "이제 '호랑이 선생님'이 돼야 하는데, 선수들이 우승하면 춤을 춰달라고 졸라서 어쩔 수 없었다"고 웃음지었다.

그간 그의 가장 큰 어려움은 선수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한 것이었다.

통상 경기 5일 전에 대표팀을 소집하면 선수들 컨디션 조절에 1∼2일은 걸린다. 따라서 경기를 준비할 시간이 실질적으로는 1∼2일밖에 없다 보니 선수 파악이나 김 감독의 전술·철학을 선수들에게 전하기가 어려웠다.

그런 상황에서 박항서 전 감독의 조언은 그에게 큰 힘이 됐다.

김 감독은 "박 감독님이 선수들의 특징·성격부터 선수 간의 인간관계, 출신 배경 등을 알려준 덕분에 선수들을 빨리 파악하고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싱가포르, 필리핀, 라오스 등 원정 경기에 갈 때도 박 감독님이 현지 날씨나 분위기 등을 알려줬다"면서 "우승 이후 통화했더니 '장한 일을 해냈다'고 격려해줬다"고 전했다.

그는 "박 감독님이 잘했기 때문에 나도 베트남에 올 수 있었고 이번 우승에 박 감독님의 지분도 있다"면서 "내가 잘해야 이후 베트남에서 또 한국 지도자가 활약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발전하고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우승 이후 베트남 국민의 기대치가 한껏 높아진 가운데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김 감독은 신중하게 답변했다.

그는 "많은 동남아 팀이 귀화선수나 이중국적 선수를 영입하고 있다"면서 1년마다 각국 전력이 바뀌면서 지금의 '동남아 빅4'(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외에도 모든 팀이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앞으로 월드컵 본선에 나가는 꿈까지 꾸려면 나와 대표팀, 협회(베트남축구협회)도 이런 시대 흐름을 따라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김상식 감독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김상식 감독

지난 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라차망칼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쓰비시일렉트릭컵' 결승 2차전에서 태국을 꺾고 우승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의 김상식 감독(가운데)이 선수들과 함께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2025.01.12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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