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의 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을 없앨 수 있다면 선수들이 파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라리가의 하비에르 테바스 회장은 "선수 파업으로 FIFA 클럽월드컵이 사라지고 일정 문제가 해결된다면 그것은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테바스 회장은 "(선수 파업으로) 일정이 더 나은 방식으로 짜인다면 좋겠다"며 스페인 국가대표이자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의 핵심 자원인 로드리가 전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기자회견에서 내비친 선수 파업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로드리는 선수 파업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런 상황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경기 수가) 너무 많은 것 같다"며 "(돈·마케팅보다) 경기의 질도 중요하다. 이대로 가다가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순간이 올 거라고 본다"고 경고했다.
테바스 회장은 "선수 파업 가능성에 대한 로드리의 말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치러야 하는 경기 수가 너무 많다. 거의 200명의 선수가 이 문제에 닥쳐 있다"고 말했다.
"적절한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테바스 회장은 한편으로는 선수 파업에 따른 부작용도 걱정했다.
테바스 회장은 "단순히 수십, 수백명의 선수가 소화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의 문제만은 아니다. 선수노조가 파업을 결정한다면, 이는 전체 산업에 영향을 끼치는 훨씬 큰 문제로 커진다"고 예상했다.
리그, 여러 국내 컵 대회, 유럽대항전, 클럽 월드컵, 월드컵 등 각종 국내외 대회에 모두 나서지 않는 나머지 4만명의 프로 선수와 2천여개의 클럽이 새로운 문제에 부닥친다는 것이다.
테바스 회장은 "유럽대항전에 나서지 않는 선수들이 이 기준을 따라야 한다면 그들의 소득은 줄어들고 클럽은 사라질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유럽지부와 유럽프로축구리그협회(EL), 스페인 라리가가 경쟁법 위반 혐의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FIFA를 신고한 것과 관련한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들은 내년 36개 팀이 참가하는 '확대판' FIFA 클럽월드컵을 비롯해 48개 참가국으로 확대 개최되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등 각종 국제 대회로 인해 선수들의 피로 누적이 심각하고 이로 인한 부상 위험도가 높아졌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