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는 지난 10년간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인 구단이다.
아랍에미리트(UAE) 자본에 인수된 뒤 2011-2012시즌 EPL 첫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시즌에는 6번째 우승을 일궜다.
하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무대에만 나가면 작아졌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UCL 우승을 2차례나 지휘한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을 2016년 사령탑으로 모셔 온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맨시티는 UCL 토너먼트에서 매번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아직 UCL 우승 트로피 '빅이어'를 들어 올리지 못한 것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약점'이다.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면 그는 늘 방어적으로 대답한다.
바이에른 뮌헨(독일)과의 2022-2023시즌 UCL 8강 1차전을 하루 앞둔 11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UCL에서 우승을 이루지 못한 점이 언급되자 과르디올라 감독은 다른 종목의 두 '레전드'를 예로 들며 '강변'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잭 니클라우스는 30~40년 동안 골퍼로 활동하면서 메이저 대회에서 몇 번이나 우승했을까? 18차례 우승했다. 우승을 못 한 대회가 더 많다. 그게 스포츠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고의 농구선수였던 마이클 조던은 (15시즌 동안) 미국프로농구(NBA) 우승을 경험했다. 그 역시 우승한 시즌보다 우승 못 한 시즌이 많았다"고 말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설명에 일리가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맨시티를 UCL 토너먼트에서 거꾸러뜨린 팀들의 면면을 보면 크게 아쉬운 게 사실이다.
맨시티는 한 수 아래로 여겨지는 모나코, 리옹(프랑스), 토트넘(잉글랜드)에 제압당했다.
맨시티는 2017-2018시즌 UCL에서는 8강에서 리버풀에 져 탈락했다. 그런데 EPL에서는 리버풀에 승점 25나 앞서며 우승했다.
UCL 결승에는 2020-2021시즌 딱 한 차례 올랐는데 첼시에 져 준우승에 그쳤다. 해당 시즌에 맨시티는 EPL에서 첼시에 승점 19나 앞서며 우승했다.
맨시티의 UCL 도전에는 '마가 꼈다'는 표현이 들어맞는 듯하다.
올해 8강전에서 과르디올라 감독과 지략대결을 펼칠 뮌헨 사령탑은 토마스 투헬 감독이다.
투헬 감독은 2020-2021시즌 UCL 결승에서 첼시를 이끌고 맨시티에 '준우승 아픔'을 안긴 주인공이다.
맨시티가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과르디올라 감독이 UCL 우승을 이뤄내 주기를 바라는 팬들의 믿음은 더 옅어질 터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시즌에도, 그 전 시즌에도 노력했다. 세 시즌 전에도 우승을 시도했다. 그런데 우리가 상대하는 팀들 역시 좋은 팀이고, 그들도 우승을 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