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USA투데이스포츠/로이터=연합뉴스) 피츠버그 배지환(왼쪽)이 1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 경기, 9회말 끝내기 3점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이 기다리는 홈플레이트로 달려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경기 연속 홈런을 치고도 '히어로 인터뷰'를 후배 배지환(23·피츠버그 파이리츠)에게 내준 최지만(31·피츠버그)은 "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해 기분이 좋지 않다"고 농담한 뒤 "배지환이 해낼 줄 알았다"고 웃었다.
배지환은 "후배들의 에너지와 선배들의 경험이 융화돼 만든 승리"라고 화답했다.
시원한 홈런포로 피츠버그에 승리를 안긴 코리안 듀오 최지만과 배지환은 인터뷰에서도 서로를 예우했다.
피츠버그는 1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 경기에서 7-4,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최지만이 2-2로 맞선 6회말 오른쪽 담을 넘어가는 장외 솔로 아치를 그렸고, 4-4로 다시 동점이 된 9회말 1사 1, 2루에서는 1번 타자 2루수 배지환이 우중월 끝내기 3점포를 터뜨렸다.
(피츠버그 USA투데이스포츠/로이터=연합뉴스) 피츠버그 최지만(왼쪽)이 1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 경기, 9회말 끝내기 3점 홈런을 친 배지환에게 얼음을 쏟으며 축하하고 있다.
MLB닷컴은 "배지환과 최지만은 메이저리그 사상 처음 같은 경기에서 홈런을 친 한국인 동료로 기록됐다"고 전했다.
빅리그 2호 홈런을 끝내기로 장식한 배지환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헬멧을 농구공처럼 잡고, 팀 동료들 사이로 뛰어드는 '슬램덩크 세리머니'를 펼쳤다.
히어로 인터뷰 주인공이 된 배지환은 한국말로 "꿈을 꾸는 것 같다. 앞 타석에서 못 쳐서, 내가 끝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영어로 "나는 피츠버그에서 뛴 강정호 선배를 보면서 자랐다. (강정호 선배가 피츠버그에서 뛸 때) 앤드루 매커천도 함께 뛰고 있었는데, 당시 매커천이 홈런을 치고 '슬램덩크 세리머니'를 했다. 내가 그걸 하게 될 줄 몰랐는데, 오늘 해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배지환에 앞서서 홈을 밟은 주자가 '1루 주자' 매커천이었다.
배지환은 MLB닷컴,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 등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압박이 심해지면,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9회말 끝내기 상황을 떠올린 뒤 "오늘 승리는 후배들의 에너지와 선배들의 경험이 더해져 만든 것"이라고 최지만과 매커천 등 선배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했다.
(피츠버그 AP=연합뉴스) 피츠버그 최지만이 12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 경기, 1회 첫 타석에서 2루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최지만은 6회에는 홈런을 쳤다.
최지만은 특유의 유머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해 기분이 좋지 않다. 배지환이 (스포트라이트를) 빼앗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곧 최지만은 "농담이다. 배지환이 끝내기 홈런을 쳐서 기쁘다. 나는 배지환이 팀을 위해 이런 역할을 할 걸 알고 있었다"고 후배를 향한 축하 인사를 했다.
실제 최지만은 배지환이 홈에 들어왔을 때 잭 스윈스키와 함께 아이스박스를 들고, 배지환이 히어로 인터뷰를 하는 중에 머리 위로 얼음을 쏟으며, 배지환에게 추억을 선물했다.
지독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다가 11일과 12일 연속 홈런을 친 최지만은 "점점 출전 기회가 늘어나서 기분 좋다"고 개인 기록에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최지만은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을 올리며, 시즌 첫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달성했다.
배지환(5타수 1안타 3타점)은 앞선 네 타석에서는 삼진 2개를 당하며 모두 범타에 그쳤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빅리그 개인 통산 2호이자, 홈 경기 첫 홈런을 끝내기 포로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