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대한축구협회(FA)컵 3라운드에서 이번 시즌 첫 승리를 거둔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의 이병근 감독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수원은 12일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K리그2 안산 그리너스와 2023 하나원큐 FA컵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K리그1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최하위(승점 2·2무 4패)에 머물러 있는 수원의 올 시즌 공식전 첫 승리다.
이병근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FA컵이지만, 첫 승리를 해 기쁘다. K리그와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이렇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오늘 경기로 우리가 반등의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선수들이 열심히 싸워 준 것에 대해 굉장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15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정규리그 경기를 앞둔 수원은 이날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 염기훈과 한호강, 류승우, 명준재 등을 선발로 출전시켰는데, 이들은 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류승우와 안병준, 전진우가 연속골을 터트렸고, '베테랑' 염기훈은 도움 2개를 기록했다.
이 감독은 "어린 선수들, 그동안 경기를 뛰지 못하던 선수들이 오늘 좋은 역할을 해줘서 반등을 할 수 있는 경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감독은 염기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어려운 경기에서 어린 친구들과 같이 뛰며 이끌어 준 염기훈이 좋은 활약을 했다"고 치켜세운 이 감독은 "기훈이의 좋은 활약을 다른 선수들도 본받고 배울 점이 있다. 우리 팀에 더 좋은 영향을 줄 거로 생각한다"며 흡족해했다.
이날 수원의 승리에 힘을 불어넣은 건 그라운드에서 뛴 선수들뿐만이 아니다.
불투이스 등 명단에서 제외된 1군 선수들은 관중석에서 동료들을 응원했고, 수원 팬들은 원정석을 가득 메우고 내내 소리 높여 응원가를 불렀다.
선수들과 이병근 감독은 경기 뒤 관중석 앞으로 달려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팀 분위기와 팀워크가 굉장히 중요하다. '원팀'을 강조하고 있는데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도 동참하려는 뜻에서 경기장에 와 힘을 실어주려고 한 것 같다. 선수들이 뭉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팬들의 응원 소리는 체력적으로 바닥난 선수들을 한 발 더 뛰게 하고 파이팅을 불어 넣었다. 이전에 우리 선수들에게 야유를 보내거나, 상대에게 손뼉을 쳐줄 때도 있었지만, 우리 선수들이 조금 더 뛸 수 있는 응원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팬들이 우리 선수들을 깨워주면, 우리도 보답해야 한다"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수원에 패한 안산 임종헌 감독은 "그간 뛰지 못하던 선수들이 기회를 얻었는데, 전반에는 하려고 하던 것들을 잘했다. 후반에 집중력이 떨어진 게 아쉽지만, 나름대로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임 감독은 "정재민이 후반에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줬고, 그를 활용한 축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만 외국인 선수들이 아직 적응을 잘 못한 부분은 아쉽다. 외국인 선수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