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마구' 스위퍼를 앞세워 올 시즌 3연속 경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오타니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피안타 6탈삼진 5볼넷 1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볼넷은 다소 많았으나 주 무기인 '스위퍼'를 앞세워 상대 타선을 틀어막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이날 오타니는 총 92개의 공을 던졌으며 이중 절반이 넘는 51구가 스위퍼였다.
스위퍼는 변형 슬라이더의 일종이다.
직구처럼 날아오다 옆으로 휘어나가는 변화구다. 수직 움직임보다 수평 움직임이 크다.
오타니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과 결승전에서 마지막 타자인 마이크 트라우트(에인절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구종이 바로 스위퍼다.
MLB는 올해부터 스위퍼를 새로운 구종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MLB닷컴은 12일 오타니의 스위퍼를 정밀 분석하는 기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매체는 "오타니는 세계에서 가장 위력적인 스위퍼를 던지는 투수"라고 전했다.
오타니는 이날 경기에서 스위퍼를 활용해 많은 위기를 넘겼다.
2회 무사 1루에서 상대 팀 마이클 차비스에게 스위퍼를 던져 범타 처리했다. 빅터 로블레스도 같은 구종을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4회엔 볼넷과 안타를 내줘 2사 1, 3루 위기에 놓였으나 차비스에게 스위퍼를 던져 유격수 땅볼로 막아냈다.
오타니는 마치 스위퍼를 직구처럼 많이 던졌다. 최고 구속 159㎞의 직구는 변화구처럼 섞어 던지며 상대 타자를 교란했다.
이날 오타니가 던진 직구(포심패스트볼)는 16개에 그쳤다. 싱킹패스트볼은 12개, 컷패스트볼은 5개를 던졌다. 슬라이더(4개), 스플리터(3개), 커브(1구)도 구사했다.
스위퍼를 앞세운 오타니는 말 그대로 MLB를 쓸어내리고 있다.
그는 지난달 31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개막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6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역투한 데 이어 이날도 자기 역할을 다했다.
올 시즌 13이닝을 소화해 1실점 한 오타니는 시즌 평균자책점을 0.47까지 끌어내렸다.
오타니는 에인절스 선수 최초로 10경기 연속 2실점 이하 투구 기록도 세웠다.
MLB닷컴은 "오타니는 지난해 8월 28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부터 10경기 연속 2실점 이하를 했다"며 "1972-1973년에 놀런 라이언이 세웠던 이전 기록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날 오타니는 3번 지명타자로도 나서 4타수 1안타를 쳤다. 시즌 타율은 0.306에서 0.300으로 소폭 떨어졌다.
오타니는 지난 시즌부터 34연속 경기 출루에 성공했다. 에인절스 구단 역사상 6번째로 긴 출루 기록이다.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활약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