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전국 골프장에서 잔디를 관리하고자 뿌린 농약이 213t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골프장 농약 실태조사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국 545개 골프장에서 농약 213t이 사용됐다.
이는 2020년(541개 골프장에서 202t 사용)보다 5.4%(11t) 늘어난 것이다.
'골프붐'에 골프장이 늘면서 골프장 농약 사용량도 증가하고 있다.
전국 골프장은 2004년 198개였다가 10년 만인 2014년 503개로 500개를 넘었다.
다만 골프장 1ha(헥타르·1만㎡)당 농약 사용량도 많아져 골프장들이 농약을 무분별하게 쓰면서 사용량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021년 기준 골프장 1ha당 농약 사용량은 7.18㎏로 2020년(6.85㎏)보다는 4.8%, 2019년(5.93㎏)보다는 21% 증가했다.
1ha당 농약 사용량은 '골프장 전체 면적'(5만700ha)이 기준으로 골프장 중 농약 사용지(2만9천73ha)만으로 따지면 더 높아진다.
전국 골프장 면적은 ㎢로 변환하면 507㎢로 전북 익산시와 맞먹고 서울의 84% 수준에 달한다.
1ha당 농약 사용량이 가장 많은 골프장은 전남 해남군 오시아노로 45.91㎏였다.
1ha당 농약 사용량이 많은 상위 5개 골프장 가운데 오시아노를 비롯해 3곳은 2020년에도 농약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5위 안에 꼽힌 곳들이었다.
제주 에코랜드GC, 경남 의령친환경골프장, 전남 에덴CC 등 3곳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이 3곳을 포함해 농약 사용량이 적은 50개 골프장이 '농약 사용 저감 우수 골프장'에 선정됐다.
우수 골프장들은 잔디를 병원균 저항성이 높은 품종으로 교체하고 화학 농약이 아닌 미생물제제로 방제를 했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또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비관리구역'을 늘리고 지역주민과 함께 잡초를 제거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번에 골프장 522곳에선 그린·페어웨이나 연못 등에서 잔류 농약이 검출됐다.
검출된 농약은 총 20종으로 잔디에 사용하면 안 되는 농약이나 맹·고독성 농약은 나오지 않았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골프장 농약 실태조사는 지방자치단체가 조사해 환경부에 보고한 자료를 국립환경과학원이 검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