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나경복(29)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마치고, 두 가지 다른 감정에 휩싸였다.
나경복은 1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입대를 앞둔 내게 KB손해보험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한 뒤 "8시즌 동안 뛴 우리카드를 떠나는 게 쉽지 않았다. 우리카드에서 만난 모든 분과 팬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은 이날 "나경복과 계약기간 3년, 최대 총액 24억원(연봉 6억원·옵션 매년 2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나경복이 24일 입대해 2024년 10월에 전역할 예정이어서 KB손해보험과의 계약은 2024-2025시즌부터 시작된다.
나경복은 "내가 입대를 앞둔 상황임에도 KB손해보험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여주시고, 좋은 조건도 제시해주셨다. '나경복 선수라면 군 복무를 마치고도 좋은 기량을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라는 KB손해보험 구단의 말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밝혔다.
나경복은 남자부 FA 자격을 얻은 선수 중 허수봉(현대캐피탈), 임동혁(대한항공)과 함께 '최대어급'으로 분류됐다.
아웃사이드 히터인 나경복은 2015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우리카드에 입단해 2015-2016시즌 V리그 남자부 신인왕에 올랐다.
이후에도 그는 2019-2020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들고, 2019-2020, 2021-2022시즌 베스트7에 선정되는 등 우리카드 토종 주포로 활약했다.
2022-2023시즌에도 나경복은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603점(전체 5위)을 올리며 화력을 과시했다.
모두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고 얻은 성과다.
나경복은 "우리카드에서 정말 많은 일을 겪었다. 모두 좋은 기억이었다"며 "배구 선수 나경복은 우리카드, 장충체육관에서 성장했다. 구단과 팬들께 평생 고마워할 것"이라며 "팀을 떠나 죄송하다.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고개 숙였다.
이제 그는 우리카드에 미안한 마음을 간직한 채 KB손해보험을 위해 뛴다. 입대 기간에는 KB손해보험에서는 뛸 수 없지만, 태극마크는 달 수 있다.
나경복은 올해 9월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이 유력하다.
나경복은 "훈련소에서 건강하게 기초군사교육 훈련을 받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