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농구 고양 캐롯의 외국인 선수 조나단 알렛지는 김승기 감독이 자신을 믿어준다며 "선수로서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캐롯은 13일 경기도 수원kt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와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76-72로 이겼다.
이 경기에서는 알렛지가 단연 수훈 선수로 꼽혔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발목을 접질려 이탈한 주포 디드릭 로슨의 공백을 틈 없이 메웠기 때문이다.
알렛지는 약 38분을 뛰며 3점 5방 포함 27점 11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4쿼터 초반 네 번째 파울을 저지르며 5반칙 퇴장 위기에 몰렸지만, 이후 파울 없이 kt의 빅맨들을 잘 수비해 냈다.
알렛지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내 역할이 '2번째 외국 선수'라는 걸 안다. 몇분을 뛰든 어떤 상황이든 신경 쓰지 않고 코트에서 열심히 하는 게 프로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나도 4번째 파울이 나왔을 때 퇴장당하면 이기기 어렵겠다는 걸 알았다"며 "마침 돌파하는 중에 상대 가드가 내 앞을 막았던 장면이 있었다. 그대로 부딪치면 공격자 파울이 나올 것 같아 억지로 슛을 던져 에어볼이 나왔다"고 돌아봤다.
농구 경기에서 선수가 던진 슛이 림에도 맞지 않는 것을 흔히 '에어볼'이라고 부른다.
사실상 슈팅의 영점이 완전히 틀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어 경기 중에 에어볼이 나오면 부끄럽게 생각하는 선수들도 있다.
알렛지는 "캐롯 팬이라면 에이볼을 던지는 게 내가 5반칙으로 퇴장당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웃었다.
당분간 알렛지는 로슨 대신 긴 출전 시간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슨의 부상 장면에 대해 김 감독은 "발목에 무리가 조금 온 것 같다. 길지는 않겠지만 당분간 쉬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알렛지는 "그냥 이 상태를 유지하면서 준비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더 어릴 때라면 유산소 운동도 열심히 하겠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캐롯에 처음 왔을 때부터 감독님은 항상 용기를 북돋아 주셨다. 내 플레이에 믿음을 보여주셨다"며 "선수로서는 더 바랄 게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은 항상 공을 받으면 슛을 쏘라고 독려하시는데, 농구 경기에서 내가 공을 받자마자 슛만 던지는 건 어려운 일"이라며 "그렇게 슛을 던지라고 밀어주시는 것 자체가 내게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