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농구 고양 캐롯의 김승기 감독이 시즌 막판 윤곽을 드러내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 세 명을 향해 "표를 쪼개서 모두에게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13일 경기도 수원kt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수원 kt와 원정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MVP 후보로 전성현의 강점을 짚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전성현은 국내 선수 가운데 평균 득점 1위(18점)이다.
개막 전 약체로 평가받은 캐롯이 현재 5위(26승 22패)까지 올라선 데는 경기당 3.5개의 3점을 꽂아 넣는 전성현의 공이 크다.
이날도 4쿼터 10점을 포함 24점을 올리며 kt를 76-72로 꺾는 데 앞장섰다.
재정난 등 난국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팀을 이끌어온 주포를 칭찬할 만하건만 김 감독은 곧장 "전성현이 꼭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 감독이 꼽은 또 다른 후보는 안양 KGC인삼공사 시절의 애제자 변준형과 서울 SK의 상승세를 주도하는 김선형이었다.
김 감독은 "세 선수 다 주고 싶다. 누굴 찍어도 이상하지 않다"며 "김선형, 변준형, 전성현 중 누가 상을 타더라도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셋 중에서 팀 성적으로만 보면 변준형이 제일 유리하다.
주포 전성현이 김승기 감독과 함께 캐롯으로 떠났지만, 인삼공사(34승 14패)는 시즌 초반부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매 경기 14.3점 5.2어시스트를 올리는 변준형이 '돌격대장'으로 나서 팀의 고공행진을 이끌어왔다.
김선형은 이런 변준형에 득점과 어시스트 모두 앞설 정도로 절정의 개인 기량을 뽐내고 있다.
16점 6.6어시스트를 매 경기 작성해온 김선형은 득점에서는 국내 선수 중 3위고 어시스트는 외국 선수를 포함해도 전체 1위다.
김선형도 팀 성적에 대해 할 말이 있다.
'디펜딩 챔피언' SK는 30승 18패로 3위에 올라 있는데, 이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 최준용이 시즌 초중반과 최근 족부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낸 성적이다.
김 감독은 "누가 받아도 '왜 저 선수가 받지?'라고 지적할 수 없다. 전부 자격이 있다"며 "마음 같아서는 각자 슈터, 가드를 대표하는 세 선수를 다 고르고 싶다. 앞선에 서는 3명이 모두 대단한 선수들"이라고 치켜세웠다.
한편 이날 승리로 캐롯은 플레이오프(PO)를 향한 9부 능선을 넘었다.
7위 kt가 남은 6경기에서 전승하고, 캐롯이 모두 지는 경우만 없다면 적어도 6위로는 PO에 나선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20승만 하겠다고 말했는데, 빨리 원하는 바를 이룬 것 같다"며 "순리대로 잘 운영해 PO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발목이 접질려 코트를 떠난 로슨에 대해서는 "발목에 조금 무리가 갔다. 길지는 않겠지만 당분간은 쉬어야 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PO도 사실상 확정된 터라 로슨도 쉴 수 있을 것 같다. (잔여 경기는) 어떤 선수를 더 쓸 수 있을지 찾아보는 시간으로 삼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