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 임병욱이 15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 1회 투런 홈런을 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4년 7개월 만에 1군 무대에서 홈런을 친 날에도 임병욱(28·키움 히어로즈)은 "내 목표는 근면과 성실"이라고 했다.
굳이 부연하지 않았지만, 상승 곡선을 그을 때마다 부상에 발목이 잡혔던 임병욱은 건강해야 근면·성실하게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임병욱은 15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 3-0으로 앞선 1회말 2사 2루, 상대 선발 윤영철의 시속 129㎞ 슬라이더를 받아쳐 오른쪽 담을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2018년 9월 30일 고척 NC 다이노스전 이후 1천658일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경기 뒤 만난 임병욱은 '홈런 탄생의 비화'를 털어놨다.
좌타자인 임병욱은 홈런을 치기 전, 왼손을 들어 주심에게 '타임'을 요청했다.
그러나 함지웅 주심은 이를 받아주지 않았고, 윤영철도 투구 자세를 이어갔다.
왼손을 내리고 윤영철의 공에 집중한 임병욱은 타구를 담 밖으로 날려 보냈다.
임병욱은 "투수와 나의 타이밍이 계속 맞지 않아서 '타임'을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런데 홈런이 나왔다"며 "내 타구가 그렇게 멀리 날아갈 줄 몰랐다"고 웃었다.
그는 '종전 홈런 기록'도 모르고 있었다.
임병욱은 "구단 관계자가 알려주기 전까지, 내가 그렇게 오래 홈런을 치지 못했다는 걸 인지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서울=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 임병욱이 15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 1회 투런 홈런을 친 뒤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임병욱은 히어로즈가 2014년 1차 지명한 호타준족의 만능 외야수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 여기에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대할만한 펀치력도 가졌다.
그러나 부상 탓에 자신의 재능을 펼칠 기회를 수없이 날렸다.
임병욱은 2019년 엄지, 2019년 무릎, 2020년 허벅지 부상을 연이어 당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키움 복귀를 앞둔 지난해 9월에도 왼손 중지를 다쳤다.
임병욱은 "누구나 부상을 당하면 힘들어한다. 다시 일어서려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길었던 재활 시간을 떠올린 뒤 "부상 때문에 내가 뛰는 모습을 팬들께 보여드리지 못해 너무 안타까웠다. 그러나 지금은 몸 상태도 좋고, 부상에 관한 두려움 자체를 잊고 지낸다. 트레이닝 파트의 도움도 많이 받아서 안정적으로 경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 임병욱이 15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 1회 투런 홈런을 친 뒤 카우보이 모자를 모자를 쓰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건강한 임병욱'은 그라운드에서 할 수 있는 게 많다.
그러나 임병욱은 "수치상으로 정한 목표는 없다. 언제나 내 목표는 근면·성실"이라고 강조했다.
임병욱이 성실하게 훈련할 건강만 유지한다면, 키움 외야진은 더 탄탄해진다.
임병욱은 "건강한 몸으로 홍원기 감독님의 얼굴을 매일 보고 싶다"며 '많은 경기 출장'을 갈망했다.
'건강한 임병욱'의 모습을 기억하는 홍원기 감독은 최근 꾸준히 임병욱에게 출전 기회를 줬고, 임병욱은 25타수 9안타(타율 0.360), 1홈런, 5타점의 활약으로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