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개막 후 7경기째 승리를 챙기지 못한 수원 삼성 이병근 감독의 얼굴은 더 어두워졌다.
수원은 1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7라운드 홈 경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2-3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수원은 리그 2연패를 포함해 개막 후 7경기 무승(2무 5패)을 기록, 최하위(승점 2)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시즌 수원이 공식전에서 승리한 건 지난 12일 K리그2 안산 그리너스와 대한축구협회(FA)컵 3라운드(3-1 승)가 유일하다.
FA컵에서의 기세를 이어보려 했으나 쓰라린 패배를 당한 이병근 감독은 제주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7경기 동안 결과가 좋지 않다"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이어 "팬 분들이 많이 찾아와 주시고 응원해주시는데 보답을 못 해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이걸 벗어나려고 최선을 다하는데, 생각만큼 잘되지 않는다"고 착잡해 했다.
팀이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는 만큼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내 부족함도 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내가 잘못했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거취에 대한 고민도 솔직히 털어놨다.
다만 그는 선수들에게는 격려를 보냈다.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줬다"는 이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도 힘든 상황에 들어가서 팀을 위해 뛰어준 게 눈에 보였다. 어차피 이 경기는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다. 선수들이 나약해지거나 기가 죽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수비에서의 빈틈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실점을 줄여야 한다고 계속 이야기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실점하면서 선수들이 지치고 조직적으로도 무너지는 것 같다"며 "어떻게든 개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려움을 극복하기 힘들다. 더 생각하고 선수들과 대화, 훈련을 통해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말을 맺은 이 감독은 힘이 빠진 모습으로 기자회견장을 걸어 나갔다.
한편, 시즌 첫 연승을 거둔 제주 남기일 감독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웠다.
제주는 강원FC와 6라운드(1-0 승)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승리한 것은 물론, 올 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2골 이상을 넣어 골 가뭄도 해소했다.
남 감독은 "주어진 기회에서 득점을 잘해 승리할 수 있었다. (연속 원정의) 어려운 일정 속에서도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해 승리에 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오늘 경기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선수들이 잘 뭉쳐서 멀티 골도 나오고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