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농구 고양 캐롯이 안양 KGC인삼공사에 당한 56점 차 참패 수모를 이틀 만에 설욕했다.
캐롯은 15일 경기도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 인삼공사와 원정 경기에서 89-75로 이겼다.
1승 1패가 된 두 팀은 경기 장소를 경기도 고양체육관으로 옮겨 17일 오후 7시 3차전을 치른다.
캐롯은 이틀 전 1차전에서 인삼공사에 43-99로 맥없이 무너졌다.
56점 차 패배는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 사상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통틀어 최다 점수 차 기록이었다.
정규리그 5위 캐롯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4위 울산 현대모비스와 5차전까지 치르는 접전 끝에 4강에 올라왔다.
반면 정규리그 1위 인삼공사는 4강으로 직행해 캐롯을 기다렸기 때문에 체력 면에서 우위였다. 또 정규리그 순위나 상대 전적(4승 2패)에서도 모두 인삼공사가 앞섰다.
여러 지표로 봤을 때 이날 2차전도 인삼공사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캐롯은 1쿼터 시작 후 2-11로 끌려가며 이날도 졸전을 펼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냈다.
그러나 캐롯에는 이번 시즌 팀의 에이스로 거듭난 2년 차 가드 이정현과 묵묵히 제 몫을 다하는 외국인 선수 디드릭 로슨이 있었다.
로슨은 1쿼터 초반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개인기를 이용한 득점을 차곡차곡 쌓아 인삼공사와 간격이 벌어지지 않도록 했고, 이정현은 2쿼터에 11점, 3쿼터 17점 등을 책임지며 인삼공사와 힘겨루기 선봉에 나섰다.
2, 3쿼터 캐롯의 팀 득점이 각각 21점과 26점이었기 때문에 이정현이 모두 절반 이상의 득점을 올린 셈이다.
이정현의 3쿼터 17점은 인삼공사의 3쿼터 팀 득점 18점과 비슷한 수치였다.
이정현은 56-57로 끌려가던 3쿼터 4분 32초를 남기고 자유투 2개로 승부를 뒤집고, 이어서는 김진유의 스틸에 이은 속공을 함께 달려 60-57을 만들었다.
이어진 수비에서는 이정현이 가로채기에 성공, 로슨의 속공을 도와 62-57로 캐롯이 달아났고 이정현의 3점포가 뒤를 이으면서 오히려 캐롯이 65-57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이후 인삼공사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실책이었다. 인삼공사는 이날 실책을 19개를 범해 4개의 인삼공사보다 15개나 더 많았다.
캐롯은 이정현이 32점, 5스틸을 기록했고 로슨이 24점, 15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인삼공사에서는 오마리 스펠맨이 19점, 변준형 16점 등으로 분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