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그냥 공을 차서 골망을 흔들고 싶을 뿐입니다. 두 번째 골을 넣을 때도, 세 번째도 모든 득점 장면에 그랬죠."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기념비적 대승을 이끈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은 5골을 폭발한 자신의 활약을 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맨시티는 1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에서 라이프치히를 무려 7-0으로 대파했다.
이날 대승의 중심에는 맨시티의 최전방 공격수 홀란이 있었다.
전반에만 해트트릭을 완성한 홀란은 후반에도 2골을 더 몰아쳤다.
dpa 통신에 따르면 홀란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지금 머릿속에 모든 게 다 흐릿하다"며 "골 장면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슈팅한 것만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골이 있었지만 따로 생각한 건 없다. 그저 공을 차 골망을 흔드는 것만 생각했다"며 "교체로 나가면서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님께 '더블 해트트릭'도 할 수 있었다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슈팅에만 집중했다'는 말처럼 홀란은 이날 놀라운 슈팅 정확도를 보였다.
8번 슈팅이 모두 유효슈팅이었는데 이 중 5번이 득점이 됐다.
올 시즌 공식전을 통틀어 5번째 해트트릭을 맛본 홀란은 후반 18분 훌리안 알바레스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축구 기록 전문 매체 옵타에 따르면 EPL 선수 가운데 한 시즌에 해트트릭을 5회 기록한 건 2016-2017시즌 해리 케인(토트넘) 이후 처음이다.
올 시즌 초반인 EPL 4, 5라운드에서 크리스털 팰리스와 노팅엄 포리스트를 상대로 연속 해트트릭을 폭발한 홀란은 지난해 10월 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더비'에서도 3골을 몰아쳤다.
올해 1월 23일에는 황희찬이 뛰는 울버햄프턴전에서 네 번째 해트트릭을 터뜨렸다.
리그 26경기에서 28골이나 넣은 홀란이지만 UCL에서는 6경기에서 10골을 터뜨리며 더 매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통산 UCL 25경기에 출전한 홀란은 가장 적은 경기로 30골 고지에 올랐다.
또, 22세 236일의 나이로 이 기록을 써 최연소로 30골째를 찍은 선수로 UCL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UCL 경기에서 5골을 쏟아낸 건 홀란이 세 번째다.
2014년 루이스 아드리아누가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 소속으로 바테 보리소프(벨라루스)와 조별리그 경기에서 5골을 넣은 게 가장 최근 기록이다.
2012년 리오넬 메시(현 파리 생제르맹)도 바르셀로나(스페인) 시절 레버쿠젠(독일)과 16강전에서 5골을 터뜨렸다.
아직 UCL 경기에서 6골을 터뜨린 선수는 없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후 "22세에 그런 신기록이나 이정표를 세우면 삶이 지루할 것이다. 어디서든 미래에 그 목표(6골)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며 "그게 내가 교체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11년 전 메시보다 이날 홀란이 세운 기록이 더 가치가 있다고 치켜세웠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홀란이 메시와 같은 기록을 내긴 했지만 60분 만에 이뤘다"며 "다르다고 봐야 한다. 90분을 뛰었다면 (어떤 기록이 나올지) 누가 알겠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