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모로코가 스페인, 포르투갈과 함께 203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유치에 도전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모로코는 14일(현지시간) 모하마드 6세 국왕의 서한을 통해 월드컵 공동 유치 의사를 밝혔다.
모하마드 6세 국왕은 "모로코 왕국이 스페인, 포르투갈과 함께 2030년 월드컵 공동 유치에 나서기로 했음을 발표하고 싶다"며 "축구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이번 공동 유치는 아프리카와 유럽, 지중해 북부와 남부, 아프리카, 아랍, 유럽-지중해 지역을 하나로 묶을 것"이라고 전했다.
모로코는 2026년 월드컵 유치에 도전했으나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패했고, 이후 2030년 대회 유치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2021년 6월에 월드컵 공동 유치를 선언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스페인, 포르투갈과 월드컵 공동 유치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는데, 모로코의 합류와 함께 우크라이나는 유치전에서 발을 뺄 거란 전망도 나온다.
북아프리카의 모로코는 지브롤터 해협을 끼고 스페인과 이웃해, 우크라이나와 스페인·포르투갈 사이보다는 훨씬 거리가 가깝다.
모로코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선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4강에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월드컵 16강에서 과거 식민 지배의 아픔을 줬던 스페인을 승부차기 끝에 제압했고, 8강에선 이번에 함께 월드컵 유치에 도전할 포르투갈을 1-0으로 꺾었다.
4강에선 또 다른 식민 통치국이었던 프랑스를 상대로 '복수극'을 꿈꿨으나 0-2로 패해 결승까진 진출하지 못했다.
2030년 월드컵 개최지는 내년 9월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우루과이·칠레·아르헨티나·파라과이 남미 4개국도 공동 유치를 선언한 상태다.
2개국 이상이 월드컵을 공동 개최한 건 2002년 한일월드컵이 처음이며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은 캐나다·멕시코·미국 3개국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