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꼽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가장 흡족했던 장면은 현역 메이저리그 선수인 다루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부터 뽑아낸 안타다.
10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전에서 이정후는 2-0으로 앞선 3회, 다루빗슈의 시속 95.2마일(약 153㎞) 초구 속구를 때려 1타점 적시타를 만들었다.
이정후는 그 경기에서 4타수 2안타로 활약했지만, 일본에 4-13으로 패한 뒤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한 채 경기장을 떠났다.
대회가 끝나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다루빗슈를 상대로 안타를 친 타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던 이정후는 그 장면을 배경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회 소감을 남겼다.
14일 오후 일본으로부터 귀국한 이정후는 그날 밤늦은 시간 인스타그램에 "기대에 부응할 만한 실력과 성적이 나오진 않았지만, 다음 대회를 위해 지금부터 노력하겠다"고 적었다.
(도쿄=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0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
3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한국 이정후가 1타점 2루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2023.3.10 [email protected]
여기에 다루빗슈도 화답했다.
본인이 안타를 맞은 장면을 담은 그 게시물에 "함께 뛰는 날을 기대한다"고 영어로 댓글을 남긴 것이다.
다루빗슈는 한국전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해 3이닝 3피안타(1홈런) 3실점(2자책점)으로 당시 마운드에 올랐던 일본 투수 가운데 가장 성적이 저조했다.
팀은 승리했어도 본인에게는 힘겨웠던 경기에서 자신을 괴롭혔던 타자의 SNS를 찾아와 글을 남겼다는 것 자체가 이정후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여준다.
이정후는 2023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에 뛰어들겠다고 도전장을 냈다.
이번 WBC에서도 4경기에서 타율 0.429(14타수 6안타), 5타점, 4득점으로 이름값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