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부임 당시 "자신 있다"고 호기롭게 밝힌 포부가 무색하게 3연패로 고전하는 첼시(잉글랜드)의 프랭크 램퍼드 감독이 팀의 경기력을 질타했다.
첼시는 1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 홈 경기에서 전반 13분 터진 코너 갤러거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2로 졌다.
램퍼드 감독이 지난 7일 부임한 후 공식전 3전 전패다.
8일 울버햄프턴과 리그 경기에서 0-1로 졌고, 13일 레알 마드리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에서도 0-2로 완패했다.
부임 기자회견에서 "난 자신 있다. 선수단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고 생각한다"고 했던 램퍼드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선수단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AP통신에 따르면 램퍼드 감독은 3연패에 대한 취재진 질의에 "지금 시점 따져봐야 할 건 패배가 아닌 경기력"이라며 "승리는 경기력에서 온다. 경기력 측면에서 제대로 밀렸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우리가 다 부족했다. 태클도, 경합도 모두 부족했다"며 "그 부분에서 올바른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 이를 위한 역량과 의지가 모두 있어야 한다. 빠르게 개선해야 한다"고 짚었다.
램퍼드 감독의 지적처럼 첼시는 이날 대부분 경기 지표에서 브라이턴에 밀렸다.
점유율(43%-57%)은 물론이고, 슈팅 수에서 8-26으로 크게 뒤졌다.
유효슈팅(2-10)은 8개나 차이가 났고, 코너킥(2-8)도 브라이턴이 6개 더 많았다. 첼시가 앞선 지표는 골키퍼 선방(9-1)뿐이었다.
축구 기록 매체 옵타에 따르면 2003-2004시즌 이후 EPL 팀 중 홈 경기에서 슈팅을 26개나 허용한 건 첼시가 처음이다.
램퍼드 감독은 "솔직하게 말할 수밖에 없다. 여기 앉아서 '나쁜 경기는 아니었다. 우리가 질 경기가 아니었다'는 식으로 말할 수는 없다"며 "시즌이 끝날 때까지 중요한 건 (부족한 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선수들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3연패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이다. 내가 따져보는 건 경기력이고, 그 부분에서 문제가 없다면 승리가 따라온다"며 "오늘 그 경기력이 승리할 수준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선수 시절 첼시에서 648경기 211골을 기록한 구단 대표 레전드인 램퍼드 감독은 지난 2일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그레이엄 포터 감독의 후임으로 낙점됐다.
다만 계약 기간은 이번 시즌까지로, 사실상 '임시 소방수'다.
포터 감독이 사령탑을 맡을 당시 6위였던 첼시의 순위는 점점 추락했고, 시즌 종료까지 9경기를 남긴 이달 초 11위로 떨어졌다.
램퍼드 감독 체제에서 리그 2패를 더한 첼시는 여전히 11위(10승 9무 12패·승점 39)지만, 12위 크리스털 팰리스(9승 9무 13패·승점 36)에 승점 3 차로 쫓겼다.
첼시가 마지막으로 승리한 건 지난달 12일 레스터 시티와 원정 경기(3-1 승)로 한 달여 전이다. 이후 공식전 6경기에서 첼시는 2무 4패를 기록했다.
EPL이 출범한 1992-1993시즌 이래 첼시의 최저 성적은 1993-1994시즌 기록한 14위다.
최근 10년 중에는 2015-2016시즌 기록한 10위가 유일한 두 자릿수 순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