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농구 고양 캐롯의 김승기 감독은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을 눈앞에 둔 요즘 농구만큼이나 '돈' 얘기를 자주 하고 듣곤 한다.
구단을 운영하는 데이원스포츠의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 구단에도 어려움이 이어지면서다.
지난 시즌까지 프로농구에 뛰던 고양 오리온을 데이원스포츠가 인수하고 캐롯손해보험을 네이밍 스폰서로 유치해 탄생한 캐롯은 첫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을 사실상 확정했다.
15일 전주 KCC에 67-76으로 져 2연승은 멈췄지만, 26승 23패로 5위 자리를 굳게 지킨 캐롯은 6경기를 남긴 7위 수원 kt(20승 28패)에 5.5경기 차로 앞서 있다. 남은 경기에서 kt가 모두 이기고 캐롯이 모두 져야 순위가 뒤집히는데, 그렇게 되긴 쉽지 않을 거라는 게 캐롯의 판단이다.
하지만 '돈'이 플레이오프 출전의 변수로 남아 있다.
캐롯은 KBL 가입비 격인 특별회비 15억원 중 지난해 10월 5억원을 먼저 납부했고, 잔여분 10억원을 이달 말까지 내야 하는 상황이다.
31일까지 납부를 완료하지 못하면 정규리그를 6위 이상의 성적으로 마치더라도 플레이오프에 뛸 수 없는데, 최근 선수단 급여 지급이 여러 차례 지연되는 등 자금 문제가 거듭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KCC와의 경기를 마치고도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는 간다고 봐야죠. 돈이 문제지, 실력은 문제가 아닌데…"라며 팀 상황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잘 잡아가고 있으니 문제없을 것"이라며 "전혀 문제없을 거라고 얘기했으니 회사를 믿고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플레이오프 대비 체제에 들어간 캐롯은 이날 핵심 가드 이정현과 외국인 선수 디드릭 로슨을 빼고 경기에 나섰고, 결국 라건아와 디온 탐슨이 활약한 KCC를 넘지 못했다.
김 감독은 "체력 안배를 잘했다"며 "조한진이 좀 해주기를 바랐는데, 슛을 쏘기는 했으나 실속이 없어서 잘되지 않았다. 그 외에는 목표한 대로 다 됐다"고 자평했다.
그는 "앞으로도 이렇게 할 생각이다. 선수들이 뛰고 싶은 만큼 뛰게 해주고, 플레이오프에 뛸 선수를 추리고 실험도 하며 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