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마이클 뮐러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장이 국내 지도자들에게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나타난 세계 축구의 흐름을 소개했다.
뮐러 위원장은 15일 고양시 YMCA 고양국제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린 '2023 KFA 지도자 콘퍼런스'에서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관찰한 KFA 테크니컬 스터디 그룹(TSG)의 활동 결과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월드컵 당시 축구협회 기술발전위원장을 맡았던 뮐러 위원장은 이날 "축구협회의 임무는 성공을 위해 발전하고, 성공을 이루고, 이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성공에는 5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팀워크와 변동성, 역동성, 개성,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정신력"이라고 운을 뗐다.
먼저 포메이션에 대한 분석에 나선 뮐러 위원장은 "포메이션이 항상 전술에 중요한 요소라고들 생각하지만, 내가 보기엔 하나의 숫자 조합에 불과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월드컵에 참가한 각 팀이 경기마다 사용한 포메이션을 정리한 표를 제시하며 "많은 팀이 경기마다, 또는 경기 도중에 포메이션을 바꾸기도 한다. 75%의 팀이 그들의 기본 포메이션을 바꿨다. 협회의 관점에서 보면 융통성 있는 움직임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월드컵에서 나온 득점 추세와 플레잉 스타일 등을 소개하며 한국 축구가 발맞춰 가야 할 부분들을 짚었다.
뮐러 위원장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총 172골 중 89골이 조직된 공격에서 나왔고, 이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 같은 상황에 나온 골(57골)보다 30골 이상 많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에 대해 "중앙 수비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여졌고, 그러면서 공격하는 팀들은 다른 해결책을 찾게 됐다. 오픈 상황에선 측면 크로스가 주 해결책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월드컵에선 페널티 박스 안에서 92%의 골이 나왔다. 공격 구조를 만들 때 어떻게 파이널 서드로 진입할지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롱 볼을 연결하는 게 아니라 차근차근 공격을 만들어 나가는 부분에 대해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뮐러 위원장은 또 "70%의 골은 '원터치'로 나왔다"며 "높은 수준의 축구에선 시간이 많지 않아 빠르게 결정을 지어야 한다. 슈팅 훈련에도 반드시 적용돼야 하는 부분이다. 기회를 만들고 득점을 만들어가는 데 있어 어떻게 훈련할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아르헨티나와 아프리카 최초로 4강 진출을 이룬 모로코가 가장 인상적인 팀이었다고 전한 뮐러 위원장은 팀워크와 함께 선수 개개인의 기량도 중요하다며 눈에 띄는 활약을 한 선수 22명을 추리기도 했다.
지난달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로 주드 벨링엄(잉글랜드)을 뽑아 화제가 됐던 그는 이날도 '최고의 미드필더'로 벨링엄을 언급하며 "공격과 수비에서 매우 효율적인 움직임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같은 역할을 수행할 선수로는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을 꼽으며 "포지션마다 뛰어난 선수들을 성장시킬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 외에도 뮐러 위원장은 한국 축구가 각 경기의 조직적 공격, 공격 전환과 수비 전환 등 각 상황에서 한국 축구가 '벤치마킹'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말을 맺었다.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콘퍼런스엔 남녀 국가대표팀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콜린 벨 감독, 황선홍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K리그 감독들, P급 지도자 강습회 수강생 등 국내 지도자 200여명이 참석했고, 약 1천명의 지도자는 온라인으로 접속해 참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