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이번 시즌 이탈리아 프로축구 나폴리 유니폼을 입고 유럽 '빅 리그'에 입성한 수비수 김민재가 첫해부터 팀의 새로운 역사를 함께하고 있다.
김민재는 1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독일)와의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홈 경기에 나폴리의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후반 21분 주앙 제주스로 교체될 때까지 뛰었다.
나폴리가 이 경기에서 3-0으로 완승, 원정 1차전(2-0)과 합계 5-0으로 앞서 8강 진출을 확정하며 구단 역사와 김민재 개인 커리어에 새로운 한 페이지가 작성됐다.
1926년 창단한 나폴리가 유럽 축구 최고의 무대인 UCL에서 8강에 진입한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시즌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소속으로 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와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16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한 적이 있는 김민재는 UCL에는 이번 시즌 처음 출전했는데, 첫 시즌에 8강전까지 나서게 됐다.
나폴리는 세리에A에선 22승 2무 2패로 승점 68을 쌓아 2위 인터 밀란(승점 50·16승 2무 8패)에 승점 18 차로 앞서며 이미 우승이 임박한 상황이다.
나폴리가 세리에A 챔피언에 오른 건 '레전드' 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하던 1986-1987시즌과 1989-1990시즌 등 두 차례뿐이다. 이후 30년 넘게 우승이 없었는데, 김민재가 합류한 첫 시즌에 정상 탈환을 눈앞에 뒀다.
세리에A 득점 선두를 달리는 빅터 오시멘(19골)을 필두로 한 공격진부터 김민재가 중심을 잡는 수비진까지 탄탄한 전력을 갖춘 나폴리가 리그는 물론 UCL에서도 기세를 이어가며 8강을 뛰어넘는 성적도 기대해볼 만한 상황이다.
나폴리는 이번 UCL 조별리그에서 20골을 퍼붓고 6골만 실점하며 리버풀(잉글랜드) 등을 제치고 조 1위를 차지했고, 프랑크푸르트와의 16강전에선 완승으로 8강행을 결정지었다.
이제 한층 더 강한 상대들과 대결이 기다리는 가운데 대회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수비진의 핵심 역할을 하는 김민재의 활약은 더 중요해졌다.
지난 주말 리그 경기 때 종아리 부상으로 교체돼 우려를 낳기도 했으나 이날 어김 없이 선발로 출격한 김민재는 공중볼 경합을 4차례 이겨내는 등 무실점 수비를 이끌고, 공격에서도 번뜩이는 장면을 남겼다.
팀이 합계 3-0으로 앞선 후반전 초반 중원에서 볼을 끊어낸 뒤 동료에게 내준 공을 다시 받아 '폭풍 드리블'을 시작, 순식간에 페널티 지역 왼쪽까지 들어가 슈팅을 시도했다. 골대에 미치지 못해 UCL 데뷔골은 불발됐지만, '공격 본능'을 뽐내본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를 마치고 축구 통계 전문 후스코어드닷컴은 김민재에게 평점 7.6점을 줬다.
멀티 골을 터뜨린 오시멘(8.9점),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넣은 피오트르 지엘린스키(8.7점), 도움을 작성한 마테오 폴리타노, 조반니 디로렌초(이상 7.7점)에 이어 높은 점수다.
풋몹에서는 오시멘이 양 팀 최고 평점인 9.0점을 받은 가운데 김민재는 7.0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