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오는 4월 6일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는 감정싸움으로 치달은 PGA 투어 잔류파 선수들과 LIV 골프 합류 선수들이 올해 들어 처음 대규모로 대결하는 무대다.
PGA투어와 달리 마스터스를 주관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출전 자격이 있다면 LIV 골프에서 뛰는 선수도 마스터스 출전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언론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서로 공격해온 이들은 대회에 앞서 작년 우승자가 마련하는 챔피언 만찬부터 어색한 만남을 갖는다.
올해 챔피언 만찬에는 필 미컬슨, 더스틴 존슨, 패트릭 리드, 버바 왓슨(이상 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샬 슈워츨(남아공) 등 LIV 골프 주축 선수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PGA투어를 가장 심하게 공격하고, PGA투어에 남은 선수들과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선수들이다.
PGA투어 잔류파의 선봉장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적이 없기 때문에 챔피언 만찬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하지만 LIV 골프 선수들은 타이거 우즈(미국),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애덤 스콧(호주) 등과 잭 니클라우스, 프레드 커플스(이상 미국), 닉 팔도(잉글랜드) 등 LIV 골프에 우호적이지 않은 선수와 원로들을 만찬장에서 만나야 한다.
이런 미묘한 상황에서 만찬을 주최하는 작년 대회 우승자인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16일(한국시간) 이번 만찬이 훈훈한 분위기에서 치러질 것이라는 기대를 털어놨다.
AFP는 셰플러가 "분위기가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모두 마스터스 개최를 축하하고, 서로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사실을 치하하려고 모이는 것"이라면서 " 우리가 모두 다시 모일 수 있는 특별한 자리이며 다른 모든 것은 제쳐두고 함께 즐겁게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른 투어에서 뛴다고 해서 더는 친구가 아니라는 건 아니다"라며 "생각은 다르지만, 여전히 그들은 내 친구들"이라고 LIV 골프 선수들을 따뜻하게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셰플러는 또 챔피언 만찬 메뉴도 공개했다.
텍사스에서 태어나 자란 셰플러는 텍사스 등심 스테이크와 구운 연어, 토르티야 수프, 새우, 치즈버거 슬라이더, 아이스크림과 따뜻하게 데운 초콜릿 칩 쿠키 등을 대접하겠다고 밝혔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다음날인 지난 14일 마스터스 개최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연습 라운드를 한 셰플러는 "13번 홀이 50야드 더 길어졌더라. 전에는 3번 우드로 티샷했는데 이제는 드라이버로 티샷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