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의 상금이 4년 전 대회의 3배로 증가했다. 8년전 대회와 비교하면 10배나 오른다.
AFP, AP,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르완다 키갈리에서 열린 제73차 FIFA 총회에서 연임을 확정한 잔니 인판티노 회장은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상금 구상을 밝혔다.
대회 기간 선수 차출에 대가로 구단이 받는 보상금까지 합쳐 이 대회 총상금은 1억5천200만달러(약 1천988억원)로 책정된다.
각각 5천만달러, 1천500만달러였던 2019 프랑스 대회나 2015 캐나다 대회 상금보다 크게 는 것이다.
한국시간으로 7월 20일부터 한 달간 열리는 2023 여자 월드컵은 기존 24팀에서 규모가 확대돼 최초로 32팀이 출전한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 가운데 1억1천만달러가 순수 상금으로, 4천2만달러가 세계 각 클럽에 대한 보상으로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4년 전보다 세 배가량 늘었지만 지난해 카타르에서 열린 남자 월드컵(4억4천만달러·5천750억원)과는 아직 간극이 있다.
그간 FIFA 상금 규모 차이는 각국 대표팀 남녀 선수들 사이에서 경기 수당 등 금전적 격차가 나타나는 주된 배경으로 꼽혀왔다.
인판티노 회장은 단순히 상금 규모 확대를 넘어 남녀 대표팀의 '동등한 대우'를 목표하고 있다면서도, 이를 두고 "가장 복잡한 일이 될 것"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 세계 남녀 축구 산업의 '시장성' 격차를 메우려면 FIFA보다도 중계권료를 내는 방송사와 후원사들이 나서야 한다는 논리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들 회사가 여자 대회 중계권료로는 남자 대회의 100분의 1 수준을 제시한다고 주장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남자 월드컵 중계권료로 100만달러를 제시하는 방송사들은 여자 대회에는 1만달러나 그보다 못 한 액수를 낸다. 그러면서 공영 방송이라는 곳들이 FIFA가 남녀에 동등한 상금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고 꼬집었다.
2026 남자 월드컵, 2027 여자 월드컵에서는 상금을 동등한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목표를 낸 인판티노 회장은 "FIFA는 말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방송사, 후원사도 더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FIFA가 사우디아라비아 관광청 브랜드인 '비지트 사우디'(Visit Saudi)가 2023 여자 월드컵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이 후원 계약 소식이 영국 일간 가디언, 디애슬래틱 등의 보도로 전해지면서 개최국 호주와 뉴질랜드의 반발을 샀다.
국제 인권 단체들도 대표적 여성 인권 탄압국으로 꼽히는 사우디가 여성 대회를 후원하는 게 취지에 어긋난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논의는 있었지만 최종 계약으로 이어진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호주는 그런 사우디와 연간 15억달러 규모로 교역한다"며 "이해하지 못하는 이중잣대는 있지만, 실제 (비지트 사우디와) 계약은 없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