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잔니 인판티노(스위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16일(현지시간) 르완다 키갈리에서 열린 제73차 FIFA 총회에서 연임을 확정했다.
이번 회장 선거에 인판티노 회장이 단독으로 출마하면서 별도의 투표 절차는 없이 만장일치로 연임이 결정됐다.
이로써 인판티노 회장은 2027년까지 4년 더 FIFA를 이끌게 됐다.
이탈리아계 스위스인으로 변호사 출신인 인판티노 회장은 유럽축구연맹(UEFA)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이 비리 혐의로 물러난 후 UEFA 집행위원회의 지지를 얻어 FIFA 회장에 출마했고, 2016년 2월 선거에서 당선됐다.
이후 2019년 선거 때 단독 입후보해 올해까지로 임기를 늘렸고, 이번에 또 한 번 연임에 성공했다.
FIFA 회장 임기는 총 12년을 넘지 못한다는 규정이 2016년 신설됐는데, 이대로라면 인판티노 회장은 이번 임기 이후 다음 선거엔 도전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가 이 규정이 신설되기 전에 처음 당선된 데다, 낙마한 전임 회장의 임기를 채운 첫 3년은 연임 제한 기간 산정에 포함되지 않아 다음 선거에도 나설 수 있다.
이에 따라 인판티노 회장은 길게는 2031년까지 '축구 대통령'의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있다.
FIFA는 인판티노 회장의 연임을 발표하는 보도자료에서 그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인판티노 회장이 이끄는 가운데 FIFA는 2019-2022년 76억 달러(약 9조9천억원)의 사상 최고 수익을 올리는 등 양적 성장을 이뤘고, 월드컵을 비롯한 주요 대회의 규모를 더 키우고 있다.
여자 월드컵은 올해 호주·뉴질랜드 대회부터 출전국이 32개국으로 늘었고, 기존 32개국이 출전하던 남자 월드컵엔 다음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터 48개국이 나선다. 클럽 월드컵은 2025년부터 32개국이 경쟁한다.
월드컵을 비롯한 경기의 비디오 판독(VAR) 시스템 도입 등도 인판티노 회장 체제의 성과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개최 과정에서 여성과 성 소수자, 이주 노동자의 인권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고, 최근 월드컵 규모 확대와 관련해선 선수들의 피로도나 환경에 대한 악영향 우려가 나오는 등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인판티노 회장은 "FIFA 회장이 되는 건 엄청난 영광이자 특권이다. 그리고 막중한 책임이기도 하다"면서 "여러분의 지지에 진심으로 겸손해지고 감동을 받았다. 전 세계 축구와 211개 회원국을 위해 계속 일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