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일본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5회 연속 4강에 진출했다.
일본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8강전에서 이탈리아를 9-3으로 제압했다.
2006·2009 WBC에서 2회 연속 우승한 일본은 2013·2017년 대회 연속 4강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번 대회 전승으로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1라운드를 4전 전승으로 통과해 B조 1위로 A조 2위 이탈리아와 맞선 일본은 공수의 집중력을 뽐내며 연승을 '5'로 늘렸다.
일본은 21일 오전 8시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미국-베네수엘라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전날 준준결승에 선착한 쿠바는 20일 론디포 파크에서 푸에르토리코-멕시코 승자와 4강전을 치른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WBC에서 마지막으로 선발 등판한 오타니는 4⅔이닝 동안 안타 4개와 볼넷 1개를 허용하고 2실점 했다.
점수를 주긴 했지만, 오타니는 투타 겸업의 천재답게 타석에서 재치 넘치는 기습 번트 안타로 대량 득점의 물꼬를 터 마운드에서 아쉬움을 만회했다.
오타니는 특히 2회초 이탈리아 선두 타자 비니 파스콴티노를 삼진으로 낚을 때 무려 시속 102마일(164㎞)의 광속구를 내리꽂아 도쿄돔을 가득 채운 약 4만2천명 관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예상외로 팽팽한 0의 균형이 이어지던 3회말, 1사 후 곤도 겐스케가 볼넷으로 출루하자 타석에 선 오타니가 3루수와 유격수 쪽으로 영리하게 타구를 밀었다.
이탈리아 왼손 투수 조 라소사가 역동작으로 잡아 1루에 던졌지만, 악송구가 되면서 일본은 1, 3루 찬스를 잡았다.
오타니가 예상을 깬 번트로 득점 기회를 연 셈이다.
요시다 마사타카의 땅볼로 선취점을 얻은 일본은 무라카미 무네타카의 볼넷으로 이어간 2사 1, 2루에서 오카모토 가즈마의 좌월 석 점 홈런으로 4-0으로 벌려 승기를 잡았다.
이탈리아는 0-4로 끌려가던 5회초 오타니가 허용한 몸 맞는 공 2개와 안타로 엮은 2사 만루에서 도미닉 플레처의 우전 적시타로 2점을 따라붙었다.
그러자 일본은 공수 교대 후 무사 1, 2루에서 구원 등판한 비니 니톨리를 무라카미와 오카모토가 차례로 좌중간, 우중간 2루타로 두들겨 3점을 보태며 승패를 갈랐다.
또 다른 빅리거인 다루빗슈 유는 일본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이탈리아의 플레처는 다루빗슈에게는 좌중월 솔로 홈런을 빼앗는 등 일본의 자랑인 두 명의 빅리거를 상대로 3안타 3타점의 불꽃타를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