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 오른 나폴리의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4강 진출을 겨루는 AC 밀란(이상 이탈리아)을 얕잡아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풋볼이탈리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스팔레티 감독은 17일(현지시간) UCL 8강 대진 추첨 후 구단 공식 라디오 채널인 키스키스나폴리에 "축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이나 유리한 대진이 성사됐다고 평한다"고 말했다.
스팔레티 감독은 "AC밀란을 피하는 쪽을 원했다"며 "레알 마드리드(11회) 다음으로 많은 7번의 우승을 차지한 팀"이라고 했다.
이날 스위스 니옹의 UEFA 본부에서 열린 추첨 결과 나폴리는 유럽의 내로라하는 강호를 모두 피했다.
지난 시즌 UCL 우승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는 두 시즌 전 우승 트로피를 든 첼시(잉글랜드)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강팀 맨체스터 시티는 독일 축구 명문 바이에른 뮌헨과 격돌한다.
인터 밀란(이탈리아)은 벤피카(포르투갈)를 만난다.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 뮌헨 등을 피한 터라, 나폴리가 상대적으로 쉽게 4강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스팔레티 감독은 "(16강에서 탈락한)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 같은 팀들이 국제 무대 경험이 부족해 떨어졌다는 내용을 며칠 전 읽었는데, 그게 타당한 이야기라면 AC밀란은 UCL에서 가장 우승 후보에 가까운 팀"이라며 "AC밀란의 스포츠 디렉터인 파올로 말디니 혼자서만 (현역 시절) 5번의 UCL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AC밀란은 다른 팀도 아니고 토트넘(잉글랜드)을 꺾었다"고 강조했다.
16강 1차전에서 1-0으로 토트넘을 제압한 AC밀란은 2차전 원정 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겨 1골 차로 8강행 티켓을 잡았다.
토트넘의 전방을 책임진 손흥민은 두 경기에서 유효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채 AC밀란 수비진에 꽁꽁 묶였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팀 AC밀란은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나폴리와 선두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나폴리가 22승 2무 2패로 승점 68을 쌓아 압도적 선두로 치고 나가는 사이 AC밀란(14승 6무 6패·승점 48)은 4위까지 처졌다.
지난해 9월 이뤄진 정규리그 맞대결에서는 나폴리가 2-1로 웃었다. 그러나 쉬운 승리는 아니었다.
당시 김민재가 11번이나 공을 걷어내고 상대 슈팅을 4회 저지하는 등 만점 활약을 편 덕에 나폴리가 간신히 승점 3을 챙길 수 있었다.
후반 추가 시간 AC밀란의 마지막 공격에서 김민재가 브라임 디아스의 결정적인 헤딩마저 육탄 수비로 막아내며 포효하는 장면이 현지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폴리는 다음 달 2일에도 AC밀란을 홈으로 불러들여 정규리그 두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10일 후인 12일에 UCL 8강 1차전, 18일에 2차전을 치른다.
다음 달 AC밀란과 세 차례나 연이어 맞붙는 일정에 스팔레티 감독은 "우리는 서로 잘 알고 있다"며 "세 경기 모두 더 잘 준비하는 쪽이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