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튀르키예(터키) 강진으로 숨진 가나 축구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크리스티안 아츠(31)의 장례식이 국가장으로 17일(현지시간) 수도 아크라에서 거행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아크라의 가나 의회 청사에서 치러진 장례식에 나나 아쿠포아도 대통령, 마하무드 바우미아 부통령을 비롯해 가나축구협회와 아츠의 소속팀 하타르스포르(튀르키예) 관계자들이 찾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아츠의 부인 클레어 루피오는 단상에 서서 고별사를 읽으려다가 차오르는 슬픔을 참지 못한 듯 울먹이며 한동안 말을 잊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루피오는 "사는 동안 당신을 사랑했고, 죽어서도 그럴 것입니다"라고 어렵게 고별사를 읽어 내려갔다.
이어 "당신은 혼자 떠난 게 아닙니다. 내 일부가 당신과 함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신의 사랑은 여전히 내 길잡이에요. 당신을 볼 수 없지만 지금도 항상 내 삶에 가득해요"라며 "우리 아이들의 미소에서 당신의 사랑, 미소가 보입니다"라고 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날 아츠에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에 위로를 전하려는 수백명의 가나 국민이 장례식 현장을 찾았다.
튀르키예에 강진이 닥친 후 행방이 묘연해진 아츠는 지난달 18일 거주지인 튀르키예 안타키아의 고급 아파트 단지 '르네상스 레지던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부터 튀르키예 프로축구 하타이스포르에서 뛴 아츠는 유럽 빅리그에서 주로 뛰어 국내 축구 팬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진 선수다.
2012∼2019년 가나 국가대표로 A매치 65경기에서 9골을 기록한 그는 뉴캐슬(잉글랜드), 말라가(스페인), 포르투(포르투갈) 등에서 활약했다.
특히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에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시즌에 걸쳐 공식전 121경기를 소화했다.
이때 한국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기성용과도 인연을 맺었다.
당시 기성용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크리스티안은 언제나 성실했고 내게 늘 따뜻했던 참 좋은 친구였다"며 "사랑한다 친구야. 넌 정말 멋진 축구선수였어"라고 애도했다.
지난달 6일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은 21세기 최악의 대재앙 중 하나로 꼽힌다.
튀르키예, 시리아 측 집계를 합치면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5만명을 넘는다.
지진이 대부분 주민이 깊이 잠든 새벽 시간에 발생하면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채 다수 희생자가 참변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