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일본 야구대표팀 투타의 중심 오타니 쇼헤이(28·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 등판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오타니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팀 훈련을 마친 뒤 미국, 일본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준결승전에 등판하는 건 무리지만 결승전에선 중간 계투로 등판할 준비를 하고 싶다"며 "결승전은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다. 몸 상태에 따라 등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타니는 캐치볼을 하며 어깨를 풀었고, 훈련 뒤엔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 대표팀 감독과 약 10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그는 "몸은 약간 무겁지만 잘 자면 괜찮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타니는 투수와 타자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평정한 슈퍼스타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고 있다.
그는 지난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본선 1라운드 중국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49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이어 1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8강전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 했다. 투구 수는 71구였다.
그는 2회초 무려 시속 164㎞의 초 강속구를 던져 팬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일본은 21일 멕시코와 준결승전을 치르고 해당 경기에서 승리하면 22일 미국-쿠바전 승자와 우승을 놓고 다툰다.
일본의 선발 운용 계획은 윤곽이 잡혔다.
멕시코 전엔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 머린스)와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펄로스)가 연이어 등판할 예정이고, 결승전엔 다루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등판이 유력하다.
오타니는 결승전에서 다루빗슈에 이어 계투로 등판하거나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우승 세리머니를 펼칠 가능성이 있다.
당초 오타니는 8강까지만 투타 겸업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소속 팀인 에인절스의 필 네빈 감독은 미국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8강전까지만 던진 뒤 25일 MLB 시범경기를 거쳐 31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정규리그 개막전 선발 등판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오타니는 직접 언론을 통해 결승전 등판 의지를 밝혔다.
구리야마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오타니의 등판 여부를 묻는 말에 "전략적인 측면에서 공개할 수 없다. 선수 몸 상태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