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끝날 것 같지 않던 '재활의 터널'에 조금씩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코리안 빅리거' 맏형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재활 훈련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내가 스스로 정한 이상적인 복귀 시점은 7월 중순"이라며 "그때까지 메이저리그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재활을 마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7월 중순'은 류현진이 꾸준히 밝혀왔던 복귀 목표 시점이다.
목표로 삼은 날짜까지 100일밖에 안 남았기에 순조롭게 재활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말이다.
지난해 6월 흔히 '토미 존 수술'이라 불리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팀 동료들과 함께 훈련을 소화 중이다.
인대를 재생하기 위한 지루한 재활 훈련은 이미 끝났고, 이제는 투구에 필요한 근육을 다시 만들어가는 단계다.
MLB닷컴은 "류현진이 90피트(27m)∼120피트(37m) 거리에서 캐치볼 소화하고 있으며, 4월에는 불펜 투구를 위해 마운드에 올라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매일 아침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손에 들고 동료들과 수다로 하루를 시작하는 류현진은 "이들과 함께 있으면 긍정적인 기운이 생기고 동기부여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정규시즌이 개막하면, 류현진은 동료들과 작별해야 한다.
그는 "곧 이들이 사라지겠지만, 그래도 재활에 집중하고 계속해서 훈련하겠다"고 말했다.
피트 워커 토론토 투수코치는 "류현진의 재활은 순조롭고, 이번 시즌 중에는 메이저리그 수준에서 던질 준비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는 여전히 캐나다 팬들에게 자신이 왜 이곳에 왔는지 보여주고 싶어 한다"고 재활 분위기를 전했다.
2019년까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뛰고 2020년 4년 총액 8천만 달러(약 1천45억원)의 조건에 토론토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은 올해로 계약이 끝난다.
계약 첫해인 2020년은 단축 시즌에도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활약해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견인했고, 2021년은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로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지난해는 2승 평균자책점 5.67을 남기고 수술대에 올라가 조금이라도 팀에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류현진은 "우리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10월까지 선수들과 경기에 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MLB닷컴은 "토론토는 류현진이 올해 복귀하지 못할 거라고 가정하고 올해 로테이션을 꾸렸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방어적으로 운영한 것"이라며 "류현진의 복귀는 토론토에 보너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단에서 부상자는 반드시 나온다. 갑자기 성적이 떨어지는 선수도 있기 마련이다. 팀 내 유망주 순위 1위인 좌완 리키 타이드만이 콜업을 기다리는 가운데 류현진이 돌아온다면 팀에 축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