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벤투호에 이어 클린스만호에서도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을 맡은 손흥민(30·토트넘)이 '솔선수범'을 다짐했다.
손흥민은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하루 앞둔 23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항상 솔선수범해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다. 선수들이 그걸 보고 잘 따라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 축구 대표팀은 24일 오후 8시 이곳에서 콜롬비아와 맞붙는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이후 대표팀이 치르는 첫 경기이자,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호흡을 점검하는 자리다.
손흥민을 비롯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이뤄낸 선수들 대부분이 다시 뭉쳐 팬들 앞에 선다.
손흥민은 "월드컵에서 현실적인 목표는 16강 진출이었고, 성공적인 월드컵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다만 겨울에 월드컵을 하다 보니 끝나고 선수들이 소속팀으로 돌아가기 바빴고, 팬들께 감사 인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이번 경기를 통해 한국 팬들에게 경기장에서 우리가 잘하는 것, 재미난 것을 보여드리면서 감사 인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경기 입장권이 매진됐다는 소식에 "그만큼 한국 축구와 대표팀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선수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클린스만호가 첫선을 보이는 만큼, 새 사령탑은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 때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경기를 풀어 나갈 수도 있다.
손흥민은 "월드컵에 갔던 멤버들이 대부분 소집돼 훈련하는 거라서, 어떤 시스템이든 서로 좋아하는 플레이스타일을 알고 있다. 경기장에서는 어떤 포지션에 서도 상관은 없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각자의 장점을 잘 펼쳐낼 수 있는 경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좋아하는 것, 재미있는 것을 하고 즐거운 모습을 보여야 팬들도 즐겁다. 웃으면서 경기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거듭 강조하고는 "그러다 보면 골도 자연스럽게 나오고, 승리를 할 수 있다. 또 승리하면 좋은 분위기도 이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벤투 감독이 부임한 2018년 9월부터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도 그 역할을 이어간다. 4년 7개월째 '캡틴'을 맡는 역대 최장수 주장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 기간이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인 만큼, 손흥민이 계속 대표팀에서 활약한다면 8년 가까이 주장직을 수행할 수도 있다.
선수들을 이끌고 카타르 월드컵을 치른 손흥민은 "월드컵을 경험하면서 선수들이 월드컵이 얼마나 어렵고 간절한 무대인지 느꼈을 거로 생각한다. 앞으로의 여정에 있어 충분히 도움이 될 거다. 주장으로선 따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분명히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장으로선 팀원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 선수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대표팀에 와서 어색하고, 어려운 상황도 맞이할 텐데 그럴 때마다 조금 더 자유롭게 풀어주면서 선수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들을 뽑아내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