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t wiz 마무리 투수 박영현(20)이 KBO리그 19년 만에 불펜 승률왕 타이틀에 도전한다.
박영현은 올 시즌 선발 등판 없이 64경기에 출전해 10승 2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62의 성적을 거뒀다.
승률 1위(0.833)를 달리는 박영현은 2024시즌 잔여 경기에서 패전 투수가 되지 않으면 이 부문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위 NC 다이노스 카일 하트(13승 3패 승률 0.813), 3위 SSG 랜더스 드루 앤더슨(10승 3패 승률 0.769)은 잔여 경기에서 승리를 쌓더라도 박영현을 넘을 수 없다.
당초 올 시즌 승률왕은 하트가 차지할 가능성이 커 보였다.
그러나 하트가 25일 SSG랜더스전에서 부진한 모습으로 패전의 멍에를 쓰면서 박영현이 1위에 올랐다.
승률왕은 규정이닝과 관계없이 10승 이상을 거둔 투수 중 승률 1위에게 주는 타이틀이다.
선발 등판 없이 승률왕에 오른 건 2005년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오승환은 10승 1패 16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18, 승률 0.909로 신인상과 함께 승률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후 KBO리그 승률왕은 모두 선발 투수들이 차지했다.
박영현이 승률왕에 오르면 소속 팀 kt는 3년 연속 이 부문 수상자를 배출한다.
엄상백은 2022년 11승 2패의 성적을 거두며 kt 선수로는 처음으로 승률왕에 올랐다.
2023년엔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12승 무패로 이 상을 받았다.
사실 박영현의 승률왕 타이틀 도전은 선수 개인이나 소속 팀에 썩 달갑지만은 않다.
마무리 투수가 10승이나 거뒀다는 것은, 뒤지고 있는 경기에 많이 등판했거나 동점 혹은 역전을 허용한 뒤 다시 경기를 뒤집은 경우가 많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kt는 선발 투수들의 부진으로 기대 수준의 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kt는 개막 전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고영표의 부상 이탈과 소형준의 더딘 회복 속도,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 등으로 앞문이 크게 흔들리면서 뒤로 처졌다.
올 시즌 kt의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은 5.18로 10개 구단 중 9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박영현은 1∼2점 차로 뒤진 경기에 등판하는 경우가 많았다.
kt의 핵심 불펜 김민도 올 시즌 8승(4패 21홀드)이나 거뒀다.
박영현의 승률왕 도전은 kt의 아픈 상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