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날, 주장 양희종의 은퇴·영구결번식을 열고 17년간의 헌신을 기렸다.
인삼공사는 26일 오후 경기도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주 DB와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 하프타임에 양희종의 은퇴식을 열었다.
양희종의 등번호 11번은 영구결번으로 지정됐다. 1997년 프로농구 원년부터 출범한 안양 SBS 시절을 포함, 구단 최초 영구결번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인삼공사의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됐다. 이 경기에 앞서 인삼공사를 추격하던 2위 창원 LG가 서울 SK에 패하며 LG의 우승 가능성이 사라졌다.
연세대 출신 양희종은 2007년 2월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안양 KT&G에 지명됐으며 이번 시즌까지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줄곧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2014년부터 주장을 맡아 인삼공사를 이끌어온 양희종이 코트 복판에 모습을 드러내자 '옛 동료' 박찬희(DB)가 꽃다발을 건넸다.
양희종은 마이크를 잡고 "수많은 경기에서 슛을 놓쳤는데도 팬분들께서 묵묵히 응원해주셨다"며 "30여년간 농구선수로 살면서 행복한 순간이 많았는데, 입단과 세 번의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려하지 않지만 코트에서 누구보다 최선을 다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며 "크고 작은 부상, 성적에 대한 부담도 있었지만 응원해준 팬들 덕에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며 감사를 전했다.
(안양=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26일 경기도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안양 KGC인삼공사와 원주 DB 프로미의 경기. 이날 은퇴식을 갖는 KGC 양희종의 아들 양태웅 군이 시구하고 있다. 2023.3.26 [email protected]
양희종은 이 경기 전까지 정규리그 617경기에 나와 경기당 평균 6점, 3.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인삼공사는 양희종이 뛰는 동안 챔피언결정전에서 세 차례나 우승했다.
특히 통산 필드골 성공률(36.8%), 3점 성공률(30.1%) 모두 좋지 않지만, 승부처에서는 여지 없이 적중해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동부(현 DB)와 2011-2012시즌 챔프전 6차전에서 64-64로 팽팽한 경기 종료 9초 전, 3점 라인에서 김태술(은퇴)의 패스를 받고 '라이벌'로 평가받던 윤호영을 속인 후 중거리 슛을 성공하며 결승 득점을 올렸다.
당시 '동부 산성'을 이끌었지만 양희종의 '한방'에 고배를 마신 DB의 김주성 감독대행은 경기 전 취재진에 "그런 역사가 있으니 나도, 희종이도 지금의 위치에 있는 것"이라며 "열정적이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한 선수였다"라고 덕담을 건넸다.
양희종은 2016-2017시즌 서울 삼성과 챔프전 6차전에서는 3점 9개 중 8개를 꽂아 넣는 놀라운 슛감으로 팀의 두 번째 우승을 안기기도 했다.
수비 등 궂은일을 주로 맡아 팀에 헌신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경기에서 인삼공사 선수들은 양희종이 리그를 대표하는 수비수였다는 점에서 착안, '라스트 디펜스'를 주제로 한 특별 유니폼을 입었다.
김상식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착실함의 대명사다. 기술적으로도 훌륭하고 수비도 잘하지만 여러면에서 모범이 되는 선수"라며 "비록 정식 코치는 아니지만 올 시즌에는 사실상 코치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감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