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프로골프(KLPGA) 코리안투어 2년 차 정찬민은 신인이던 지난해 장타왕을 꿰찼다.
지난해 정찬민의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는 317.1야드로 2위 박준섭(309야드)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키 188㎝에 몸무게 115㎏의 거구 정찬민은 마음만 먹으면 350야드는 쉽게 날린다.
작년부터 수염을 기른 정찬민은 용모와 장타가 모두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과 닮았다고 동료들이 '정람'이라고 부른다.
정찬민은 4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3억원) 1라운드에서 8언더파 63타를 때렸다.
이 대회 18홀 최소타 61타에 불과 2타 모자란 정찬민은 좁은 페어웨이에 오르막내리막이 심하고 공략이 까다로운 남서울 컨트리클럽에서 펄펄 날았다.
10번 홀(파4)에서 경기를 시작해 버디로 포문을 연 정찬민은 12번 홀(파4) 버디로 상승세에 올라탔다.
13번 홀(파4) 보기를 14번 홀(파5) 버디로 만회한 정찬민은 18번 홀(파4) 버디에 이어 2∼4번 홀 연속 버디로 리더보드 맨 윗줄을 점령했다.
사기가 오른 정찬민은 마지막 9번 홀(파5)에서는 340야드가 넘는 드라이버 티샷에 이어 두 번째 샷으로 핀 1.2 m에 붙여 이글을 잡아냈다.
그가 180m 거리에서 두 번째 샷을 칠 때 잡은 클럽은 7번 아이언이었다.
그는 "모든 게 잘 풀린 하루다. 샷과 퍼트가 생각 이상 잘 된 덕분에 8언더파라는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면서 "아마추어 때 남서울 컨트리클럽에서 몇 번 경기했지만 잘 친 기억은 없다. 프로 선수가 된 뒤에는 처음 출전했다"고 말했다.
"드라이버 샷 하나만큼은 누구한테도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장타에 대한 자부심도 숨기지 않은 정찬민은 "이제는 무조건 멀리 치려고 하지 않는다. 오늘도 상황에 맞춰서 드라이버 샷을 했다. 무조건 멀리 치는 것보다 영리하게 치는 게 중요하다"고 경기 전략을 밝혔다.
"목표는 우승"이라는 정찬민은 "첫 단추를 잘 끼운 만큼 남은 라운드에서는 지키는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 무모하게 공격적으로 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뛰었던 미겔 카르바요(아르헨티나)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뽑아내 정찬민을 3타차로 추격했다.
'낚시꾼 스윙' 최호성, 황인춘, 그리고 함정우가 4언더파 67타로 뒤를 이었다.
이 대회 첫 3차례 우승에 도전하는 상금랭킹 1위 박상현은 버디 8개와 보기 5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박상현은 "첫날 3언더파면 괜찮다"면서 "이 코스에서 보기를 이렇게 많이 한 건 처음이지만 버디를 8개나 했다는 건 감각이 좋다는 뜻"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