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지난해 프로야구 통합우승팀 SSG 랜더스가 새 외국인 투수 커크 맥카티(27)와 계약했다고 발표했을 때 그의 이력보다도 키에 관심이 집중됐다.
올해 KBO리그에 등록된 맥카티의 키는 173㎝. 그의 키는 미국식 계측법으로는 5피트 8인치로, 이를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172.72㎝이며 소수 첫째 자리를 반올림해야 173㎝가 된다.
2023시즌 KBO리그 등록 투수 중 맥카티는 최단신이다. 키움 히어로즈의 마무리 투수 김재웅, LG 트윈스에 등장한 샛별 박명근, 두산 베어스의 베테랑 투수 김지용이 맥카티보다 1㎝ 크다.
맥카티는 올해 KBO리그 전체 등록 선수 평균 키(182.5㎝)보다도 9㎝ 이상 작다.
위에서 내리꽂든, 옆으로 던지든 키 170㎝대 투수는 KBO리그에서도 손꼽을 정도다. KBO 사무국이 펴낸 가이드북을 봐도 투수들의 키는 180㎝를 우습게 넘기고 190㎝ 이상의 장신 투수도 즐비하다.
SSG가 대체 뭘 보고 뽑았을까라는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맥카티는 야구를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한다는 사실을 여실히 증명하며 KBO리그에 연착륙했다.
맥카티는 4일 kt wiz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삼진 8개를 뽑아내고 단 2안타만 허용하는 6이닝 무실점 특급 투구로 시즌 3승(1패)째를 따냈다.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한 지난달 2일 데뷔 등판에서 3⅓이닝 8실점으로 호된 신고식을 치른 뒤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달성하며 든든한 선발로 자리매김했다. QS에서는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최근 5경기에서 32⅔이닝 동안 허용한 자책점은 딱 1점. 시즌 평균자책점은 2.25로 무척 양호하다.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은 0.89로 안우진(키움·0.78) 다음으로 낮고, 투구 이닝(36이닝)에서는 팀 내 1위이자 전체 8위를 달린다. 최단신 투수가 등판 때마다 찍어내는 발자국은 무척 크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를 보면, 맥카티는 빠른 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4개 구종을 던진다. 속구와 슬라이더 투 피치를 주로 던지며 양념으로 체인지업과 커브를 곁들여 피안타율을 0.161로 떨어뜨렸다.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5.8㎞, 슬라이더 평균 구속은 137㎞로 두 구종의 구사율은 74%에 달한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절 맥카티의 스카우팅리포트를 보면, 빅리그에서는 그리 빠르지 않은 빠른 볼 구속에도 타자들을 헛스윙으로 돌려세우는 비율이 높았다. 보통 투수들과는 다른 볼의 궤적이 맥카티의 큰 무기로 보인다.
맥카티는 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시절에는 4개 구종에 컷 패스트볼과 싱커를 보태 6개 구종을 던졌다. 구사 비율이 높았던 컷 패스트볼이 스탯티즈 통계에서는 슬라이더로 분류됐다.
맥카티는 한국 팬들이 연일 보내주는 따뜻한 환대에 감동하고 있다며 한국 생활에도 무척 만족한다. 적응도, 성적도 지금까지는 A학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