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LG 포수 박동원이 7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의 방문 경기에서 홈런 2방을 치며 팀 승리를 견인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거포형 포수' 박동원(33·LG 트윈스)은 LG 유니폼을 입기 전 공개는 하지 않았지만 '구체적인 홈런 목표'를 정하고서 개막을 맞이했다.
그러나 올해는 "홈런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해 최대한 많이 이기는 것'과 '우리 LG 팬들에게 박수 많이 받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고 밝혔다.
마음을 비우니, 타구는 더 멀리 날아간다.
박동원은 올 시즌 홈런으로 LG 팬들의 박수를 더 많이 받고 있다.
7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방문 경기에서도 박동원은 홈런포 2방을 쳤고, 홈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2-0으로 앞선 2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 볼 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박동원은 두산 토종 에이스 곽빈의 시속 147㎞ 몸쪽 높은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을 넘겼다.
경기 뒤 만난 박동원은 "딱 내가 노린 코스로 공이 왔다. 운이 좋았다"고 떠올렸다.
박동원은 5회초 1사 1루에서는 김명신의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좌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시즌 7호 홈런을 친 박동원은 홈런 6개의 양석환(두산)을 밀어내고, 이 부문 단독 선두가 됐다.
LG가 11-1로 승리하면서 홈런 2개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4타점을 올린 박동원은 'LG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우리 팀 타선은 정말 대단하다. 나만 잘하면 타선에는 문제가 없다"고 몸을 낮추던 박동원은 '2스트라이크 승부'가 화두에 오르자, "그 부분은 올 시즌에 확실히 좋아졌다"고 밝게 웃었다.
박동원은 올 시즌 홈런 7개 중 5개를 2스트라이크 이후에 쳤다. 3볼-2스트라이크 타율은 0.154(13타수 2안타)로 낮지만, 그 볼 카운트에서 볼넷을 10개나 얻었다.
지난해 123경기에서 볼넷 45개를 고른 박동원은 올해 28경기에서 벌써 17개의 볼넷을 골랐다.
박동원은 "2스트라이크 이후에 볼넷이 늘어났다는 건, 내가 공을 잘 보고 있다는 의미 아닌가. 그 수치는 기분 좋다'며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루킹 삼진'을 각오하고서라도 '내가 원하는 곳에 오는 공'만 공격하고자 한다. 유인구에 속는 빈도가 줄었다"고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4타수 3안타 4타점 맹활약, 팀의 11-1 승리에도 박동원은 '보완할 점'을 찾았다.
박동원은 "4회에 1점을 내줬다. 올 시즌 초반에 다소 부진했던 (LG 선발 투수) 케이시 켈리가 '무실점 경기'를 하길 바랐는데, 1점을 내준 게 정말 아쉽다"며 "켈리의 1실점은 내 잘못"이라고 자책했다.
그러나 이날 7이닝 8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2승(2패)째를 거둔 켈리는 "박동원이 상황에 맞게 좋은 사인을 내줬고 사인대로 공을 잘 던진 게 주효했다"고 박동원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2022시즌 종료 뒤 LG와 4년 최대 65억원(계약금 20억원, 연봉 총액 45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한 박동원은 'LG 생활'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
특히 투수와 함께 상대 타자를 막아내야 하는 '포수' 자리에 앉으면 만족도가 커진다.
박동원은 "LG 타선은 나를 제외하면 정말 숨이 막힐 정도로 좋다. 포수로서, LG와 상대하지 않는 건 큰 행운"이라며 "기회가 있으면 우리 투수들에게도 'LG 타자들을 상대하지 않으니 얼마나 좋은가'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