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왕의 화려한 대관식…정찬민, GS칼텍스 매경오픈 정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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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왕의 화려한 대관식…정찬민, GS칼텍스 매경오픈 정상(종합)

빅스포츠 0 338 2023.05.08 00:22
정찬민의 버디 세리머니.
정찬민의 버디 세리머니.

[ GS칼텍스 매경오픈 조직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성남=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장타력에서는 따라올 선수가 없는 정찬민이 투어 데뷔 2년 만에 메이저급 대회에서 화려한 첫 우승을 따냈다.

정찬민은 7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에서 아시안프로골프투어를 겸해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3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친 끝에 최종 합계 16언더파 197타로 우승했다.

이 대회는 6일 내린 폭우 때문에 3라운드 54홀 경기로 축소됐다.

1라운드부터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정찬민은 이정환과 송민혁 등 공동 2위에 6타 앞선 완벽한 우승을 거뒀다.

작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해 19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거둔 생애 첫 우승이다.

우승 상금 3억원을 받은 정찬민은 단숨에 상금랭킹 1위(3억592만원)로 올라섰다.

또 2028년까지 KPGA 코리안투어 시드와 2025년까지 아시안프로골프투어 시드를 받아 당분간 안정적인 투어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든든한 밑천을 마련했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는 정찬민은 "5년 시드를 받아 너무 행복하다. 마음 편하게 경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찬민은 스릭슨 투어 장타왕에 이어 지난해 발을 디딘 KPGA 코리안투어에서도 장타 1위를 차지하는 등 소문난 장타자다.

스릭슨 투어에서는 평균 321.8야드를 날렸고 작년 KPGA 코리안투어에서는 평균 317.1야드를 때렸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 평균 비거리가 310야드를 넘은 선수는 정찬민이 처음이다.

올해는 평균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가 무려 341야드에 이른다.

정찬민은 마음먹고 치면 350야드는 가뿐하게 넘긴다고 한다.

188㎝에 100㎏가 넘는 거구에 수염을 기른 외모와 장타 덕분에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에서 따온 '정람'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하지만 멀리 때릴 뿐 정교함이 떨어져 두드러진 성적은 내지 못했다.

작년에 두차례 톱10에 들었을 뿐 상금랭킹 63위(1억124만원)에 그쳤고 올해도 이 대회에 앞서 출전한 두차례 대회에서 모두 50위 밖이었다.

GS칼텍스 매경오픈이 열린 남서울 컨트리클럽은 장타보다는 정교한 샷과 쇼트게임, 그리고 그린 플레이 등이 훨씬 더 중요한 코스라서 정찬민의 우승을 점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비가 내린 가운데 치른 1라운드에서 정찬민이 8언더파를 몰아쳐 단독 선두에 올랐을 때도 페어웨이와 그린이 바싹 마르면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정찬민은 많은 비가 내린 2라운드에서도 3타를 줄여 3타차 선두를 지켰고, 비가 그치고 핀 위치가 가장 어려운 곳으로 바뀐 최종 라운드에서도 장타뿐 아니라 눈부신 쇼트게임으로 추격자들을 따돌렸다.

정찬민의 호쾌한 티샷.
정찬민의 호쾌한 티샷.

[GS칼텍스 매경오픈 조직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번 홀(파4)에서 그린을 놓쳤지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정상급 선수를 방불케 하는 로브샷으로 가볍게 파를 지킨 정찬민은 3번 홀(파3)에서 티샷을 홀 2m 옆에 붙여 이날 첫 버디를 뽑아냈다.

4번 홀(파5)에서는 장타와 쇼트게임 능력이 완벽한 조합을 과시했다.

두 번째 샷이 그린을 살짝 빗나가 벙커에 빠졌는데 벙커에서 쳐낸 볼이 홀에 빨려 들어가는 이글이 됐다.

8번 홀(파4)에서 8m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정찬민은 9번 홀(파5)에서도 너무 쉽게 버디를 뽑아냈다.

살짝 빗맞은 드라이버 티샷이 무려 330야드가량 날아갔고 아이언으로 그린 옆에 떨군 뒤 칩샷으로 홀 1m에 붙였다.

9번 홀까지 5타를 줄이자 2위와는 6타 차이가 났다.

승기를 잡은 정찬민은 드라이버를 좀체 꺼내지 않고 굳히기에 들어갔다.

15번 홀(파4)에서는 아예 아이언으로 티샷했다.

그러나 마냥 수비만 펼치지는 않았다.

버디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16번 홀(파4·535야드)에서 드라이버로 거의 400야드가량 때린 뒤 2m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비록 버디 퍼트를 넣진 못했지만 우레같은 갈채가 쏟아졌다.

17번 홀(파3)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졌으나 파를 지킨 정찬민은 6타차 선두로 맞은 18번 홀(파4)에서도 드라이버를 힘차게 돌려 팬 서비스까지 했다.

정찬민은 "겨울 훈련 동안 100m 이내 샷과 쇼트게임, 퍼팅에 주력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새로 맞춘 퍼터가 신의 한 수였다"고 밝혔다.

그는 "어버이날을 맞아 뒷바라지해준 부모님께 큰 선물을 드렸다"고 기뻐했다.

2타차 2위로 최종 라운드에서 나선 이정환은 1타를 줄이고도 공동 2위(10언더파 203타)에 올랐고, 같은 공동 2위가 아마추어인 덕분에 2위 상금 1억2천만원을 받았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송민혁(19·한국체대 1년)은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잡아내며 준우승을 차지해 KPGA를 강타한 아마추어 돌풍을 이어갔다.

올해 KPGA 스릭슨 투어에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장유빈과 조우영이 차례로 우승했고, 조우영은 이 대회에 앞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골프존 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장유빈과 조우영은 공동 8위(7언더파 206타)에 올라 아마추어 선수 3명이 톱10에 들었다.

작년 이 대회 챔피언 김비오는 공동 6위(8언더파 205타)를 차지해 체면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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