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23-2024시즌 V리그 남자부에서 활약할 외국인 선수를 뽑기 위한 2023 한국배구연맹(KOVO) 트라이아웃 이틀째 일정이 진행된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는 연습 경기와 함께 선수와 감독이 대화를 나누는 간담회 자리가 마련됐다.
먼저 한국 리그에 어떻게 지원했느냐는 질문에는 V리그를 지배했던 노우모리 케이타(말리)의 이름이 나왔다.
아마도우 라예(세네갈)는 "케이타와 함께 뛰며 한국 리그 이야기를 듣고 영상을 봤고, 케이타처럼 뛰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고, 매드 카이드 잰슨(덴마크)은 "케이타의 팀 동료인데 한국 리그가 마음에 들었다. 성장하고 잘하게 될 거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선수들은 국가대표로 뽑히거나 개인적인 사유로 팀 합류를 늦출 수 있는지, 종교로 인해 리그에서 뛰는 데 어려움이 있는지, 통역은 지원되는지 등을 세세하게 확인했다.
다소 어색한 분위기로 간담회가 진행되자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나섰다.
최 감독은 함께 인터뷰하던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을 가리키며 " 저 팀에 가면 (스파이크를) 1천500번 때려야 하고"라고 말한 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을 지목해 "저 팀에 가면 1천 번을 때려야 한다. 우리 팀에 오면 500번만 때리면 된다"고 속내를 섞은 농담을 던졌다.
최 감독은 "여기 선수분들이 배구를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로 만든다면 종목 규모도 커져서 한국 배구팀들도 외국인 선수를 더 뽑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간담회에 앞서 열린 트라이아웃 둘째 날 연습경기에서 선수들은 첫날보다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첫날과 마찬가지로 과거 V리그에서 3시즌 동안 활약했던 '경력자'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쿠바)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19년 요스바니를 데려왔다가 부상으로 교체해야 했던 최 감독은 "그때보다 성숙한 플레이를 하고 있다. 힘도 좋고 파이팅도 있고 선수와 잘 어울리는 등 장점이 많다"라고 평가했다.
현대캐피탈은 남자부 7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기존 선수인 오레올 까메호가 타 리그 이적으로 이번 트라이아웃에 참가하지 않아 새로운 선수를 선발해야 한다.
트라이아웃 현장을 찾은 감독들이 가장 기대하는 '사전 선호도 조사 1위' 호세 마소(쿠바)는 일정 마지막 날인 8일 연습경기만 출전할 예정이다.
신장 204㎝인 마소는 2021-2022시즌 KB손해보험을 준우승으로 이끈 케이타에 근접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지난 시즌 뛴 타이스 덜 호스트와 재계약을 추진 중인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마소에 대해 "탄력과 파워를 느꼈다. 영상은 잘하는 장면만 모아서 내보내는 것이니 실제로 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김상우 감독은 "배구에 대한 기본기와 센스가 있다. 배구를 알고 하는 수준이며, 엄청나게 좋다고 볼 수는 없어도 검증된 선수"라고 평가했다.
현재까지 기존 선수와 재계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팀은 한국전력을 포함해 대한항공(윌리엄스 링컨), OK금융그룹(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까지 3개 팀이다.
리버만 아가메즈의 잦은 부상으로 고생했던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영상만 보다가 실제로 보니 테크닉과 기량이 떨어지는 것 같다. 선수 신장만 좋아졌다"고 냉정하게 평가한 뒤 "우리 눈높이가 높아졌다. 코치들과 내일까지 체크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트라이아웃 마지막 날인 8일에는 오전 연습경기를 치른 뒤 드래프트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