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2022-2023시즌 프로농구에서는 뜨거운 승부에 의미를 더하는 여러 기록이 만들어졌다.
전주 KCC 라건아(34)는 프로농구 역대 5번째로 통산 1만 득점 고지를 밟았다.
라건아는 지난해 12월 29일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경기에서 2쿼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골 밑 득점에 성공하며 통산 1만 득점을 돌파했다.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은 2012년부터 무려 12년간 정상급 빅맨으로 꾸준히 활약했기에 쓸 수 있었던 대기록이다.
그에 앞서 1만 득점을 넘긴 선수는 서장훈(1만3천231점), 애런 헤인즈(1만878점), 김주성(1만288점), 추승균(1만19점) 등 4명뿐이다. 이중 현역인 농구인은 없다.
라건아는 시즌 종료 시점 기준으로 통산 1만514득점을 기록했다. 추승균과 김주성을 넘어 통산 득점 3위에 랭크돼 있다.
라건아는 이 밖에도 전·현역 통틀어 통산 최다 리바운드(6천120개), 현역 통산 최다 블록슛(663개), 귀화·외국인 선수로 최다 우승, 역대 최다 외국인 최우수선수(MVP) 선정 등 수많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금강불괴' 이정현(36)은 서울 삼성으로 이적한 뒤에도 전 경기를 소화하며 최다 경기 연속 출전 기록을 582경기까지 늘렸다.
워낙 오랜 기간 꾸준히 활약하다 보니 2022-2023시즌 각종 누적 기록도 많이 쌓았다.
이정현은 KBL에서 8번째로 통산 1천개의 3점 슛을 성공시킨 선수가 됐다. 또 12번째로 700스틸, 14번째로 7천 득점을 돌파했다. 2천 어시스트 기록도 이번 시즌에 세웠다. 이는 KBL에서 19번째 기록이다.
다만 나이는 못 속이는지 야투 성공률이 32.1%로 '커리어 로우'를 기록하고 2점 슛 성공률(37.3%)도 처음으로 30%대에 머무는 등 예년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은 아쉬운 지점이다.
리그 가입비 미납, 선수 임금 체불 등 갖은 문제를 일으킨 신생구단 캐롯은 어렵게 출전한 플레이오프에서 '진기록'을 썼다.
6강 PO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접전 끝에 3-2로 물리친 캐롯은 안양 KGC인삼공사와 4강 PO 1차전에서 힘에 부쳤는지 43-99로 크게 졌다.
이는 프로농구 PO 역대 최다 점수 차 패배였다.
캐롯은 결국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는 못했으나 2차전에서 14점 차 승리를 거두는 등 선전해 '역전의 개구리'라는 찬사를 들었다.
캐롯이 시즌 뒤 결국 '데이원 점퍼스'로 이름을 바꾼 것도 기록이라면 기록이다.
프로농구 역사상 팀 이름이 한 시즌 만에 바뀐 것은 데이원 점퍼스가 최초다.
유도훈 감독은 지난 2월 19일 전주 KCC와 홈 경기에서 개인 통산 400승째를 지휘했다.
유재학(724승) 전 현대모비스 감독, 전창진(523승) KCC 감독, 김진(415승) 전 LG 감독에 이은 역대 4번째 기록이다.
이 중 유도훈 감독을 제외한 3명은 모두 우승 경험이 있다. 유도훈 감독이 프로농구 역대 '무관 최다승' 감독인 셈이다.
올 시즌에만 2명의 사령탑이 물러날 정도로 감독 목숨이 '파리 목숨'인 농구판에서 '약팀'으로 분류되는 한국가스공사(전자랜드 시절 포함)를 10년 넘게 이끌며 써 내려온 값진 기록이다.
다음 시즌에는 원주 DB 김주성, 수원 kt 송영진 등 새내기 사령탑들이 지략대결에 가세한다.